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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명 아이 만든 슈퍼정자/ "아빠는 큰 키…푸른 눈…만능 스포츠맨…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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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명 아이 만든 슈퍼정자/ "아빠는 큰 키…푸른 눈…만능 스포츠맨…박사"

입력
2006.05.08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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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차례 인공 수정을 시도했다 실패한 미국 여성 멜리사 와이스(39)는 며칠 전 인터넷에 ‘물건’을 내놓았다. 6년 전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정자은행에서 3,000달러를 주고 산 ‘401호 정자’ 세트였다. 인공 수정이 실패한 그는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 내놓았는데 순식간에 팔렸다.

뒤늦게 ‘돈을 달라는 대로 줄 테니 남은 것이 없느냐’는 간청도 쏟아졌다. 와이스가 내놓은 401호 정자는 ‘슈퍼 정자’라 불리는 최고품이었다. 수요가 너무 많아 이미 2년 전 동난 것이었다.

좋은 유전자를 갖고 있거나 자신의 부족한 점을 보충할 정자로 수정하는 ‘맞춤형 수정’이 늘면서 이처럼 일부 품질 좋은 정자는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401호 정자를 제공한 주인공에 대한 관심도 가히 폭발적이다. 정확한 신원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독일계로 193cm의 큰 키에 푸른 눈과 갈색 곱슬머리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사 학위에다 만능 스포츠맨이며 어머니를 극진히 모시는 효자이기도 하다.

미국에서는 정자은행에서 정자를 제공받아 태어난 아이가 매년 3만명이 넘었고 특히 같은 정자로 태어난 아이가 갈수록 늘고 있다. 401호 정자로 25명이 태어났고 한 보디빌더의 정자로도 같은 수가 탄생했다.

언론은 401호 정자 제공자를 추적하는 한편 미 전역에 흩어져 살고 있는 401호 정자로 태어난 아이들을 일일이 찾아 이들을 비교하는 기사를 흥미롭게 다루고 있다.

401호 정자를 통해 아이를 낳은 엄마들은 정자은행에서 정자를 받은 여성과 제공받은 정자로 태어난 사람들을 위한 인터넷사이트(www.donorSiblingRegistry.com)에서 육아 정보를 주고 받고 있다.

직접 만나 휴일이나 주말을 함께 보내기도 한다. 이들 역시 정자 제공자가 누구인지 무척 궁금하지만 ‘사생활을 보호 받고 싶다’는 정자 제공자의 바람대로 더 이상 알려고 하지 않는다.

같은 정자로 태어난 아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근친상간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영국은 법으로 같은 정자를 제공 받을 수 있는 여성 수를 10명으로 제한했지만 미국은 개별 정자은행 자율에 맡기고 있기 때문이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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