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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시사만화가 라난 루리/ "분단된 남북한 묶어주는 '띠' 그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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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시사만화가 라난 루리/ "분단된 남북한 묶어주는 '띠' 그려요"

입력
2006.05.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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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태생의 세계적인 시사만화가 겸 미술가 라난 루리(74)가 5일 한국을 방문했다. 전세계 100여개 국가의 신문에 캐리커쳐와 정치만평을 게재하며 웬만한 거물급 정치인 이상의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루리는 전 세계를 하나의 ‘띠’로 묶겠다는 뜻으로 만든 ‘유나이팅 페인팅(Uniting Painting)’이라는 작품으로 지난 해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 해 11월 유엔이 창설 60주년 행사의 일환으로 기획한 초대형 미술작품인 유나이팅 페인팅은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다양한 색과 소재로 제작된 띠를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인근 허드슨강까지 수놓아 장관을 이루었다.

루리의 이번 방한도 분단된 한반도를 가로질러 전세계를 연결하기 위한 유나이팅 페인팅 작업의 일환으로 이루어졌다. 민간 국제친선문화교류 단체인 코리안월드서포터즈가 24일 부산을 출발해 북한과 중국, 러시아, 몽골, 체코 등을 거쳐 다음 달 7일 월드컵이 열리는 독일 베를린에 도착하는 ‘아시아ㆍ유럽대륙 횡단 부산-베를린 평화열차’ 운행을 기획해 북한과 협의 중인데, 그는 이 행사에서 유나이팅 페인팅을 그리기로 한 것이다.

코리안월드서포터즈는 부산과 베를린 사이의 9개 역에 각각의 나라를 상징하는 고유 색깔의 피라미드를 세우면서, 평화의 열차 위에는 ‘평화의 색깔’이 흐르도록 띠를 그려넣어 인공위성에서도 열차가 전달하는 평화의 메시지가 보이도록 할 계획이다. 이 열차에는 이번 월드컵 본선에 참가하는 32개국의 체육인 및 문화ㆍ예술계 인사들이 대거 탑승해, 중간 기착지에서 평화를 주제로 한 다양한 공연과 이벤트를 열 예정이다.

루리는 1990년대 중반 서울국제카툰전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는 등 과거에도 수 차례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 이날 임진각과 판문점 일대를 둘러본 그는 “한반도의 분단은 한국 국민에게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무척 슬픈 일”이라며 “남북이 서로를 진심으로 마주 볼 때, 통일의 해법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루리는 7일 평화열차 행사에 대한 협의와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만남 등 일정을 마친 뒤 8일 출국할 예정이다.

전성철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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