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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도… 뒷집도…' 중소도시 '空洞化'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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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도… 뒷집도…' 중소도시 '空洞化' 불똥

입력
2006.05.08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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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시 태화동 한 단독주택. 도심에서 멀지 않고, 겉보기에도 멀쩡해 보이는 집이지만 마당에는 잡초가 무성하고 대부분 유리창이 깨져 있어 오래 전부터 방치됐음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부엌 한 구석에는 뽀얀 먼지를 뒤집어 쓴 밥상이 아무렇게나 뒹굴고 있다. 안방 장판은 누렇게 변해있으며 빈 부탄가스통과 검정색 비닐봉지가 널부러져 있다.

지방의 중소도시에서 빈 집이 늘고 있다. 주민들이 기반시설이 취약한 지역을 떠나 대도시나 대규모 아파트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경북 안동시는 지난해말 실시한 인구주택총조사 결과 면(面) 지역을 제외한 시내 10개 동(洞)에서만 단독주택 1만2,797호 가운데 984호가 빈집으로 나타났다. 10가구 중 한 집 꼴로 비어 있는 셈이다.

인접한 영주시의 경우 시내 9개 동(洞)에서 빈 단독주택이 모두 698개로 조사돼 전체 단독 주택 (9,757개)의 7%에 달했다.

안동시는 한 때 30만명에 육박하던 것이 지금은 17만명에 턱걸이 하고 있고 영주시도 최근 12만명선이 무너졌다. 충북 청주시의 대표적 중심지였던 우암동과 북문로 사직동 등은 빈집이 전체의 10%~15%나 되고, 전남 순천시는 올 4월말 현재 지난해에 비해 2배 가량 늘어난 300여 채에 이르고 있다.

광주광역시도 지난해 말 빈집이 829채에 달해 시가 일제정비사업에 나섰을 정도다. 농촌지역인 광산구가 388채로 가장 많고 구도심인 동구에도 186채에 이른다.

이처럼 지방 중소도시의 도심에서도 빈집이 많은 것은 인구감소와 주거형태의 변화 때문이다. 좁은 도로와 부실한 상ㆍ하수도 등 기반시설이 부족해서 입주민들이 잇달아 떠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집에 주로 거주했던 하숙생이나 자취생들이 주변 원룸으로 빠져나가면서 공동화(空洞化)를 부채질하고 있다.

안동의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빈 집들이 매물로 계속 나오고 있지만 열악한 주거환경탓에 거래가 이뤄지지 않아 사실상 폐가로 방치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도심의 빈집 증가로 인해 주택의 붕괴 혹은 화재 등 안전사고가 우려되고, 상당수 빈 주택은 청소년 비행의 아지트로 사용되고 있어 사회문제를 유발시키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도 없다는 것이다.

광주 광역시는 붕괴위험이 높고 화재 발생이 우려되는 건축물에 대해 철거를 유도하고 300여채는 전원주택이나 주말농장으로 쓰도록 할 예정이나 구체적인 활용계획은 나오지 않고 있다.

주부 김모(57ㆍ안동시 평화동)씨는 “빈집이 하나 둘 늘면서 마을이 삭막해지고, 범죄에 이용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경북 안동시 관계자는 “소유주를 찾아서 개ㆍ보수하도록 하거나 멸실철거를 유도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동=권정식기자 msyu@hk.co.kr광주=김종구기자 ms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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