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승리투수가 되지 못한 기분은 어떨까.
샌디에이고 박찬호(33)는 “우리 팀이 승리하는데 보탬이 돼 행복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가 강하다는 사실을 느꼈다. 연장 10회에서도 던질 수 있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약 5년 만에 펼친 완봉 역투가 승리와 연결되지 못한 아쉬움은 그만큼 진했다.
박찬호가 6일(한국시간) 시카고 컵스와의 홈경기에서 9이닝을 2피안타 4볼넷 무실점으로 막았다. 박찬호가 9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건 LA 다저스 시절인 2001년 7월19일 밀워키전 완봉승(5-0) 이후 처음이다. 샌디에이고는 연장 11회말 터진 조시 바필드의 끝내기 안타로 짜릿한 1-0 승리를 거뒀다. 최근 6연승.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한 박찬호(1승1패)는 완봉승은 물론 완투로도 인정받지 못했지만 평균자책점은 5.34에서 4.12로 끌어내렸다.
박찬호는 샌디에이고 최고의 이닝이터(inning eater)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 시즌 5차례 선발 등판에서 평균 6.93이닝을 소화한 박찬호는 에이스 제이크 피비(6.56이닝)와 우디 윌리엄스(6.27이닝)를 제치고 이 부문 팀내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평균 5.26이닝을 소화한 것에 비하면 경기당 1.67 이닝씩 더 던지고 있다. 이닝당 볼넷도 지난해 0.52개에서 올해는 0.25개로 절반 이상 줄었다. 제구력이 안정을 찾으니 볼넷은 줄고 투구이닝은 늘었다.
콜로라도 김병현(27)도 이날 휴스턴과의 홈경기에서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탈삼진 타이기록(9개)을 세웠지만 시즌 2승 달성에는 실패했다. 지난 1일 플로리다전에서도 삼진 9개를 솎아낸 김병현은 올 시즌 2경기 연속 9탈삼진 이상을 기록한 네번째 투수가 됐다. 김병현은 2-4로 뒤진 8회초 마운드에서 물러났지만 콜로라도가 5-4 역전승을 거둔 탓에 패전투수는 면했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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