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앙정보국(CIA)의 포터 고스 국장이 5일 갑자기 사임한 것을 놓고 워싱턴 정가가 시끄럽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 고스 국장과 함께 나와 “고스 국장은 유능하게 CIA를 이끌었고 미국을 더 안전하게 만들었다”면서 그의 사임을 발표했다.
부시 대통령은 그러나 고스가 왜 물러나는지는 전혀 설명하지 않았다. 하원 정보위원장을 지내다 2004년 9월 CIA 국장에 임명된 고스는 의원 시절 참모들을 대거 CIA에 옮겨 놓아 기존 조직과 갈등을 일으켰다. 그가 주도한 CIA 개편작업도 안팎에서 비판의 대상이 돼 왔다.
그의 사임 이유로는 랜디 커닝햄 전 공화당 하원의원의 비리사건에 연루됐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뉴욕 데일리뉴스는 6일 고스가 두 달 전 뇌물수수 혐의로 8년여의 실형을 선고받은 커닝햄과 함께 호화 포커 파티들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고스와 어울려 다닌 것으로 알려진 CIA 3인자 카일 포고 실장은 포커 파티에 대한 연방수사국(FBI)의 수사가 확대되면서 기소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소식통들은 “고스가 이 파티들에 참석했다는 확실한 증거는 아직 확보하지 못한 것 같다”면서도 “고스와 포고가 포커와 값비싼 담배를 즐긴 것 만은 사실이며 이에 대한 FBI 조사는 계속 중”이라고 전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의 신임을 잃었다는 설, 존 니그로폰테 국가정보국(DNI) 국장과의 불화설 등도 떠돌고 있다. 고스는 6일 사임 배경에는 언급을 피한 채 한 대학 졸업식에서 “반사적으로 정부에 의존하지 말라. 정부와 싸우지도 말라. 정부를 도와라”라고 축사를 했다.
고스의 후임에 내정된 공군 장성인 마이클 헤이든(61) 국가정보국(DNI) 부국장은 테러 용의자들에 대한 영장 없는 도청을 강력히 옹호했고 도청을 실행한 국가안보국(NSA) 국장을 지냈다.
워싱턴=고태성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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