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쌀용으로 첫 수입된 외국쌀들이 공매 낙찰률 0%에 머물며 국내에서 외면 받고 있는 현상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분분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리 쌀의 우수성과 경쟁력이 입증된 것이라면 반가운 일이지만, 농림부 등에서는 수입쌀이 아직 시장에서 평가 받을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5일까지 밥쌀용으로 들여온 미국 칼로스쌀은 5차례 공매가 이루어졌다. 1차 공매에서 2.9% 낙찰률을 보였다가, 2ㆍ3차때 각각 22.7%와 10.5%의 낙찰률을 보인후 4ㆍ5차때는 0%로 창고에서 나오지 못했다. 3일 첫 공매가 이루어진 중국쌀도 낙찰률 0%로 한국시장에 유통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유찰 사태의 원인에 대해서는 시각이 각각 다르다. 우선 밥맛이 우리쌀에 못 미치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라는 해석이 있다. 칼로스쌀이나 중국쌀 등은 국내에 모두 선박으로 들여오기 때문에, 도정 후 소비자 손에 들어갈 때까지 유통기간이 너무 길어 밥맛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
주한미군이 소비하는 칼로스쌀은 공수로 들여와 유통기간이 짧아서 밥맛이 좋기로 소문이 났었다. 쌀운송비는 수입하는 한국 정부쪽에서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운송방법이 바뀔 가능성은 없어 밥맛이 현재보다 좋아질 가능성은 없는 셈이다. 농민단체 등은 “밥맛 면에서 우리쌀의 경쟁력이 입증된 것”이라며 반기고 있다.
그러나 농림부의 해석은 다르다. 여름을 제외하고는 유통기간이 밥맛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데도 수입쌀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입소문이 잘못 나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수입쌀의 질에 대한 현실적인 평가가 내려질 수 밖에 없으며, 결과적으로 현재의 왜곡된 평가가 국내쌀 판매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농림부 관계자는 “쌀시장 보호 조건으로 의무수입량을 지켜야 하는 마당에 수입쌀이 현재 안팔린다고 마냥 좋아할 것은 아니다”며 “미국 등에서 자국쌀에 대한 평가를 모니터링한 뒤 더 질좋은 쌀수출을 추진하게 되면 국내쌀은 경쟁력 면에서 오히려 손해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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