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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지금 우리 떨고 있니?"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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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지금 우리 떨고 있니?" 전전긍긍

입력
2006.05.06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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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정몽구 현대ㆍ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을 구속한 데 이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 대한 소환 가능성을 내비치자 재계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특히 검찰 수사와 직ㆍ간접적으로 연관된 기업들의 경우 현대차와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며 애꿎은 희생양이 되지 않을까 크게 우려하고 있다.

삼성은 일부 언론에서 검찰이 이 회장의 소환 여부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자 사태의 진의 파악에 나서는 등 안팎으로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검찰이 아직 이 회장에 대한 소환 여부 등에 대해 직접 거론하고 있진 않지만 그렇다고 안심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특히 경영권 승계의 핵심인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 발행 사건이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데다 검찰이 이 과정에 오너 일가가 개입한 정황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사태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 지 가늠하기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삼성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 법무실을 중심으로 검찰조사에서 예상되는 법적 문제 등에 대한 대응논리 등을 다시 점검하기 시작했다.

그룹 관계자는 “현대차의 경우와는 사안이 다르다”며 선을 그은 뒤 “다만 기업들이 계속 검찰 수사 등에 압박을 받으며 기업 활동에 지장이 초래되고 있고, 반기업정서가 확대되고 있는 게 우려된다”고 말했다. 삼성은 특히 정 회장의 구속과 관련,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것에 대해 크게 걱정하는 분위기다.

두산과 신세계 등 다른 그룹들도 정 회장의 구속 이후 좌불안석이다. 두산은 현대차의 검찰 수사 여파가 현재 진행 중인 그룹 오너 비리 재판에 영향에 미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박용오ㆍ박용성 전 그룹 회장이 모두 불구속 기소되거나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반면 정 회장은 곧바로 구속됐기 때문이다. 두산은 그렇지 않아도 1심 판결 직후 이용훈 대법원장의 ‘유전불벌(有錢不罰)’ 발언이 알려지면서 항소심에서 재판 결과가 뒤집어지지 않을까 걱정해 왔다.

지난달 참여연대에서 현대차그룹과 함께 고발 당한 신세계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신세계는 일단 정용진 부사장이 광주신세계 주식을 헐값에 인수했다는 참여연대의 고발에 대해 명예훼손이라며 맞고소로 대응하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신세계는 사안 자체가 전혀 다르다”고 강조했다.

현대백화점도 2004년 정지선 부회장이 아버지 정몽근 회장으로부터 증여받은 현대백화점과 한무쇼핑 주식이 편법적인 경영권 세습에 이용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합법적으로 증여세를 낸 만큼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 부분에 대해 3월부터 진행중인 국세청의 세무조사 결과에 신경이 곤두서있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하락과 고유가로 그렇지 않아도 경영 환경이 날로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검찰 수사까지 이어지며 재계가 온통 어수선한 분위기”라며 “하루빨리 기업이 제 업무에 총력을 기울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창만 기자 cmhan@hk.co.kr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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