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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무역협회 씁쓸한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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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무역협회 씁쓸한 인사

입력
2006.05.05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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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역협회가 3일 전형위원회를 열어 한국무역정보통신의 유창무 사장을 신임 상근 부회장으로 선임,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기고 있다.

회장도, 부회장도, 전무도 모두 산업자원부 출신이라는 여론의 따가운 시선에 부담을 느껴 전임 부회장과 전무가 물러났는데, 부회장 자리에 또다시 산자부맨이 온 것이다.

무협은 “유 부회장은 리더십과 국제적인 감각, 중소기업 지원경험 등 선임 기준을 고루 갖췄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사실 무협은 부회장 선임을 위해 나름대로 고심했다. 2개월 간 공개모집을 통한 후보자 추천으로 공정하고 투명하게 새 부회장을 뽑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래도 마땅한 인물이 없다는 결론이 나오자, 지난달 말 열린 1차 전형위원회에서 전형위원이 직접 후보를 추천하는 방식으로 선임 절차를 바꾸기도 했다.

유 신임 회장은 경력이나 역량으로 볼 때 부회장 감으로 손색이 없다. 행시 13회로 산자부 자원정책국장ㆍ기획관리실장을 거쳐 중소기업청장까지 지내 중소 수출업계의 이익을 대변하기에는 적임자로 볼 수 있다.

그렇더라도 정말 산자부 출신밖에 대안이 없었을까 하는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이희범 회장은 “어디 출신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 걸맞는 능력이 있느냐를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하지만 이 회장은 2월 산자부 장관에서 무협 회장으로 옮겨 ‘낙하산’ 논란을 일으켰다. 이 같은 상황에서 꼭 부회장에 자신의 행시 후배를 기용하는 것 외에 다른 길은 없었는지, 시간이 걸리더라도 글로벌 경험을 갖춘 민간 인사를 찾기 위한 노력을 더 할 수는 없었는지,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박진용 산업부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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