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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상서 공부 가르쳐준 언니·오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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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상서 공부 가르쳐준 언니·오빠 고맙습니다"

입력
2006.05.05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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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섭다는 암도 이겨냈는데 이제는 더 열심히 공부할 거예요.”

소아암(악성림프종)으로 오랜 기간 투병하던 소녀가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검정고시에 합격해 그토록 바라던 고교 입학의 꿈을 이루게 됐다.

정지선(16ㆍ사진) 양은 중학교 1학년 때인 2003년 9월 갑작스레 발병한 소아암으로 학교를 그만두고 한양대병원에 입원했다. 1년여 투병생활 끝에 성공적으로 수술은 마쳤지만, 계속 항암치료를 받아야 하는데다 면역력마저 크게 떨어져 당장 학교나 학원을 다닐 수 없었다.

무작정 병상에 누워 시간을 낭비하기는 싫었던 정양은 병원 내 놀이방 교사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놀이방 교사는 한양대 게시판에 ‘자원봉사 선생님을 찾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의외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20여명의 대학생이 병원을 찾아와 정양을 돕겠다고 나섰고, 일부 학생들은 아예 ‘한양어린이학교’라는 동아리를 만들어 장기입원 중인 정양 같은 어린 환자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정양은 문준희(22ㆍ여ㆍ국어교육과2)씨 등의 1대 1 지도로 체계적인 검정고시 준비를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완치돼 통원 치료를 시작한 이후에도 문씨 등 자원봉사 대학생들은 정양의 집을 찾아주었고, 덕분에 정양은 시험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 정양은 올해 초 두번째 응시 끝에 마침내 지난달 합격 통보를 받아 내년 3월부터 어엿한 여고생이 된다.

입학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은 탓에 요즘은 집에서 어머니의 집안 일을 도우며 틈틈이 고교진학에 대비해 예습을 한다는 정양은 “사범대 국어교육과에 진학해 병마와 싸울 때 힘이 돼줬던 언니, 오빠들처럼 훌륭한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전성철 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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