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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대추분교 강제퇴거/ 행정대집행, 동트기전 '작전'시작… 10시간 격렬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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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대추분교 강제퇴거/ 행정대집행, 동트기전 '작전'시작… 10시간 격렬 공방

입력
2006.05.05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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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분교에 대한 당국의 행정대집행은 4일 새벽 동이 트기 전에 시작됐다.

오전 4시30분께 대추리 인근에 도착한 경찰 115개 중대 1만2,000여명이 속속 마을과 학교로 접근하자 이곳에서 장기 농성을 해 온 ‘평택기지 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 회원과 주민, 공권력 투입 소식을 듣고 달려온 시민단체 회원 및 학생 등 800여명은 일사불란하게 대추리 마을 입구와 후미에 저지선을 구축했다.

일부는 마을 입구로 통하는 캠프 험프리스 통문을 봉쇄, 미군 부대를 통해 마을과 학교로 진입할 수 없게 막았다. 그러나 이들의 저지선은 진압봉과 방패를 앞세워 파죽지세로 밀려드는 경찰관들을 상대로 채 20분도 견디지 못했다. 첫 전투부터 시위대와 경찰관 모두 부상자가 속출했다.

재야원로들이 연좌 시위를 하고 있던 학교 정문 앞까지 진출한 경찰은 1시간여동안 시위대와 대치하다 9시20분 정문이 아닌 학교 운동장의 측면을 공략, 학교에 입성했다. 농성자들에 의해 600여일 동안 굳게 닫혀 있던 학교 문이 열린 것이다.

시위대는 학교 건물 안과 지붕으로 후퇴, 냉장고 자판기 등으로 출입문을 차단했다. 이들은 안에 있던 의자 유리창 연탄 벽돌 등을 던지며 저항했고 경찰관들도 유리창 안으로 돌을 던지는 등 격렬한 싸움을 벌였다. 양측의 공방은 11시께부터 경찰이 휴식을 취하면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경찰의 최종 공격은 오후 1시30분께 시작됐다. 순식간에 건물 1층까지 경찰이 검거하자 2층의 교실 3개에는 환자 40여명을 포함한 300여명의 시위대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경찰은 이어 오후 2시30분께 2층까지 진입, 대추분교를 완전 점령했다.

보병 2,300명, 공병 400명, 헌병 100명이 투입된 철조망 설치는 경찰관들이 마을을 에워싼 덕에 거의 제지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됐다.

군인들은 이날 오전 6시30분께부터 천막 등을 대추리 주변 들판으로 가져와 수경지를 만들었다. 이후 육군 소속 UH_60 헬기가 철조망을 공수하는 것을 시작으로 10시간 만에 전구간에 철조망을 설치했다.

대추분교가 경찰에 의해 접수되고 철조망이 설치되자 주민들은 착잡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노인들은 100여명의 주민들이 분교 주변에서 경찰에 끌려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대추리에서 45년 동안 살면서 남의 땅을 경작해온 이만옥(74ㆍ남)씨는 “평생을 농사만 지으면서 살아왔는데 이렇게 나가면 노숙자 밖에 더 하겠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일부 주민들은 대추분교 안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경찰관들을 지팡이로 치기도 했다. 한 노인은 “손자 뻘 되는 경찰관들이 무슨 죄가 있겠냐”며 “위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미워 나도 모르게 짚고 있던 지팡이를 휘둘렀다”고 말했다.

경찰의 대추분교 접수에 앞서 오전 5시4분께는 경부고속도로 안성 톨게이트 입구에서 군병력을 싣고 평택으로 향하던 버스를 범대위 회원 8명이 가로막기도 했다.

이들은 차량 위에 올라타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하면서 차량 이동을 막았다. 군이 이들을 끌어내는 과정에서 일부 물리적 충돌도 빚어졌다.

평택=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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