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루프트한자 항공사가 최근 내놓은 광고에는 비행기, 독일과 브라질 축구 선수들, 축구공 그림과 함께‘LH 2006’이라는 로고가 새겨져 있다. 누가 봐도 ‘루프트한자가 독일 월드컵 공식 후원 항공사구나’ 싶지만 실제 공식 후원 항공사는 아랍에미리트 항공사다. 루프트한자로서는 수 백만 유로가 넘는 후원금을 내지 않고도 짭짤한 광고를 한 셈이다.
비싼 후원금 없이도 월드컵을 이용해 광고하려는 기습 복병식(Ambush) 마케팅이 활개치고 있다. 이는 월드컵, 올림픽 때마다 자주 등장하는 것이지만 그 전략은 갈수록 교묘해 지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제재가 갈수록 심해지는 상황에서
브라질 축구 대표팀 공식 후원사인 나이키는 세계 랭킹 1위 브라질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14개국 언어로 축구 커뮤니티(www.joga.com)를 만들고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후원사를 따내기 위해 수 백만 유로를 쏟아부은 경쟁사 아디다스 보다 더 효과적인 마케팅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위스 관광청 광고도 성공작이다.
건장한 벌목공과 미스 스위스가 농장 소녀로 등장하는 광고에는 “숙녀 여러분, 월드컵 때 남자들이 축구에 덜 관심 갖는 대신 당신에게 더 많은 시간을 쓰는 나라에 오시는 건 어떤가요?”라는 재치 있는 글귀로 ‘월드컵 과부’를 끌어들이고 있다.
보다 못한 FIFA는 최근 ‘독일’이나 ‘월드컵’은 물론 월드컵을 연상할 수 있는 단어를 광고에 쓰는 기업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012년 런던 하계 올림픽을 앞두고 ‘경기’ ‘2012’ ‘이천십이년’‘런던’ ‘여름’ 등 단어와 오륜기를 아예 쓰지 못하게 하는 방침을 추진하고 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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