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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이마트 시흥물류센터 가보니/ 표준바코드 시스템으로 유통단계 '0'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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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이마트 시흥물류센터 가보니/ 표준바코드 시스템으로 유통단계 '0' 도전

입력
2006.05.05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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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국내 최대인 1만3,000평 규모의 경기 시흥시 이마트 시흥물류센터. 5층 높이의 드라이(Dryㆍ공산품) 섹터 건물에는 물품을 가득 실은 협력업체 트럭 수십대가 쉴 새 없이 들락거렸다.

트럭 화물 적재함이 열리자 작업 인부들이 샴푸 화장지 밀가루 등 생활용품들을 박스째 컨베이어 벨트에 옮겨 실었다. 총 연장 1.5㎞의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이동하는 물품박스는 시간당 평균 6,000박스의 상품 바코드를 인식하는 고속 스캐너를 통과한 뒤 서울 및 수도권 32개 이마트 매장으로 향하는 차량으로 자동 분배됐다.

어느 매장에 어떤 제품이 몇 박스 가야 하는 지는 현지 매장의 바이어가 실시간으로 전해오는 정보를 통해 스캐너가 자동 판독한다. 컨베이어 벨트에 물품을 내리고 올리는 일만 작업 인부의 손을 거칠 뿐, 모든 과정이 자동화 돼 있었다. 협력업체의 차량에 들어 있는 물품이 이마트 매장용 차량으로 옮겨 싣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불과 5분. 이렇게 분류된 물품은 곧장 전국 매장으로 전해져 오후 2시면 진열대에 올라 손님을 맞는다.

국내 할인점 업계 1위인 이마트가 표준물류바코드 시스템을 통해 유통단계 제로화에 도전하고 있다. 이 바코드는 제조국가, 업체, 상품 품목 등에 대한 정보가 입력된 것으로, 제품 포장박스에 직접 바코드를 입력하는 방식이다. 이 시스템은 2003년 이마트가 시화물류센터 문을 열면서 국내에 처음 도입한 것으로 최근에는 다른 경쟁 업체들도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신인식 시화물류센터장은 “이전에는 물품의 포장박스를 모두 뜯고 일일이 제품내용을 검사했지만 이 시스템은 박스를 뜯지 않고도 정보를 읽을 수 있어 휠씬 빠르다”며 “덕분에 14단계이던 업무 흐름을 7단계로 줄여 물류비를 크게 줄였다”고 말했다.

현재 이 곳에서 처리하는 물량은 하루 평균 13만 박스. 설이나 추석 등 명절에는 15만 박스까지 늘어난다. 150명 이상이 해야 할 일이지만 직원은 불과 80명 뿐이다. 유통단계 간소화로 이 곳에서만 연간 200억원 이상의 원가를 절감하고 있다.

신선식품을 취급하는 웨트(Wet) 섹터는 속도보다는 꼼꼼한 품질확인에 주력하기 위해 새벽부터 업무를 시작한다. 제품 검수원이 농촌 각지에서 출하된 과일의 당도를 직접 만져보고 먹어 보면서 품질을 체크 한다. 새벽시장에서 경매를 거쳐 올라온 생선도 신선도를 육안으로 일일이 확인하는 것은 기본이다. 오케이 사인을 받은 제품은 매장 문이 열리는 오전 10시 30분전에 진열대로 옮겨져 고객의 선택을 받게 된다.

현장의 한 검수원은 “신선식품은 가격보다 소비자의 입맛을 충족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좋은 제품을 구입해 유통과정을 줄여 가격을 낮추는 것이 신선제품 경쟁의 관건이다”고 말했다.

이랜드의 까르푸 인수와 경쟁사들의 잇단 점포 확장으로 최근 할인점 시장은 전쟁터가 되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 상반기 내에 지금보다 유통단계를 획기적으로 줄인 업그레이드된 물류센터 건설에 착공, 내년 말에 선보일 예정이다.

신 센터장은 “궁극적으로 협력업체의 물품이 매장으로 들어가는 모든 단계를 제로화 하는 게 목표”이라며 “할인점의 경쟁은 결국 가격에 있는 만큼 유통전쟁의 최종 승패는 물류 시스템에 따라 갈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흥=한창만 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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