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비만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른 미국 내 모든 공립학교에서 2009년부터 청량 음료와 고칼로리 음료가 사라진다.
코카콜라, 펩시코, 케드베리슈웹스 등 청량음료 제조회사 ‘빅 3’는 공립 초ㆍ중등학교의 학내 자판기와 구내 식당에서 청량음료를 일절 팔지 않기로 했다고 뉴욕타임스가 4일 보도했다. 회사들은 대신 물, 무가당 과일 주스, 저지방 우유만 판매한다. 고교생에게만 다이어트 음료, 차, 스포츠 음료 등을 팔 수 있다. 이 조치는 방과 후에도 적용된다. 단 후원기금 모금 행사, 스포츠 행사 등 학부모들이 참관하는 모임에서의 어른에게는 판매를 허용한다.
지난달 코네티컷 등 몇 개 주가 초ㆍ중ㆍ고등학교에서 청량 음료와 설탕함유 음료 판매를 금지하는 법을 통과시킨 적은 있지만 전국적으로 확대되기는 처음이다.
음료업계의 이런 조치는 미국 내 9~16세 전체 학생 중 16%에 해당하는 900만명이 비만일 정도로 어린이 비만이 심각해지면서 ‘청량음료 회사가 주범’이라고 비난에 따른 고육지책이다. 특히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설립한 윌리엄 J 클린턴 재단, 미국심장학회(AHA)의 압력이 크게 작용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8세 어린이가 매일 하루 45칼로리를 줄이면 고교 졸업 때에는 몸무게가 20파운드(9kg) 줄어든다”며 “이번 합의로 3,500만 어린이들이 오래 살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어린이 비만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청량음료에 그치지 않는다. 일리노이주는 지난달 초ㆍ중학교에서 정크푸드의 판매를 금지하는 조례를 통과시켰고 의회에서도 같은 내용의 법안을 마련 중이다.
영국에서는 어린이 TV 시청시간 대에 패스트푸드 광고를 금지하는 법안이 제안됐고 호주 빅토리아주는 올해 말부터 공립학교에서 고칼로리 청량음료, 과일주스의 교내 판매와 반입을 금지한다. 한국도 지난달 청소년위원회가 학교 자판기에서 탄산음료 판매를 금지하는 권고안을 내놓았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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