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공모' 무사위 사형 면했다

9ㆍ11 테러의 공모자로 미국 내에서 유일하게 기소됐던 자카리아스 무사위(37)에게 3일 사형이 아닌 종신형 평결이 내려졌다.

미 알렉산드리아 연방 대배심은 이날 최종 평결에서 검찰측의 사형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무사위를 가석방 없는 종신형에 처하기로 결정했다.

검찰측은 별도의 이의제기를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져 무사위의 종신형은 4일 알렉산드리아 연방지법의 레오니 브린케마 판사가 평결에 따른 정식 선고를 함으로써 확정된다. 이로써 4년여에 걸친 무사위에 대한 재판은 검찰의 증거제시 실패라는 평가를 받으며 막을 내리게 됐다.

남성 9명, 여성 3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평결문을 통해 3,000명에 가까운 9ㆍ11 테러 희생자들의 죽음이 무사위의 거짓말 때문에 초래됐다는 검찰측 주장의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배심원단은 또 무사위가 9ㆍ11 테러 계획에 대해 제한적인 정보 밖에 없었으며 이의 실행에 있어서의 역할도 그리 크지 않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무사위는 평결이 내려진 뒤 법원을 떠나면서 “미국은 졌다. 내가 이겼다”고 외치며 박수를 치기도 했다.

종신형 평결에 대해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재판은 마무리 되겠지만 테러와의 싸움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9ㆍ11 당시 사태 수습을 지휘했던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종신형 평결에 실망감을 표명했다.

워싱턴=고태성특파원 tsgo@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