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4일 아프리카 소말리아 해역에서 현지 무장세력에 피랍된 동원수산 소속 제628 동원호 선원들은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건강상태가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4일 알려졌다.
협상이 결렬돼 억류가 장기화 한데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국내외 언론은 지난달 21일 선원들의 모습이 담긴 현지 영상이 공개되면서 “비교적 건강해 보인다”고 보도한 바 있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도 3일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선원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말해 외교력 부재가 다시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동원호 김두익(36) 기관사의 아내 A(32)씨는 이날 한국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최근 남편의 건강이 극도로 악화해 병원 진찰을 받고 피까지 뽑았다”면서 “한 달이 지났는데도 도대체 이 정부와 회사는 무엇을 하는지, 선원들을 살릴 생각이나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A씨는 “얼마 전 남편이 회사 몰래 전화를 걸어와 무장세력이 이틀 꼴로 배에 있는 선원 2~3명씩을 마을로 데려간 뒤 다시 배로 돌려 보내고 있다”며 현지 상황을 전했다.
현재 무장세력에 억류된 선원 25명(한국인 8명)은 음식과 식수 등 환경 여건이 맞지 않아 배탈과 고열 등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또 “회사에서는 줄곧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말해 이를 믿었지만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이라며 “그동안 숨겨왔던 내용을 6~7일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정부 관계자로부터 단 한 통의 전화 연락도 없었다”며 정부에 대한 섭섭한 감정도 드러냈다.
현지 외신보도에 따르면 무장세력은 동원호가 불법조업을 했다는 이유로 납치 선원들을 법정에 세울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정부와 동원수산측의 대응이 주목된다.
부산=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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