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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대추분교 강제퇴거/ 韓-美 외교문제 비화 우려 국방부 "기다릴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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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대추분교 강제퇴거/ 韓-美 외교문제 비화 우려 국방부 "기다릴 수 없었다"

입력
2006.05.05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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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4일평택 미군기지 예정지에 대해 전격적으로 강제 집행에 나선 것은 기지 이전 공사를 더이상 늦출 수는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윤광웅 국방장관도 이날 대국민 담화에서“국책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한다면 외교적 신뢰를 손상시킴은 물론 이전사업비 증가, 국가재정 및 국민 추가 부담이 발생한다”고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국방부는 우선기지 이전의 지연이 자칫외교 문제로 비화할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올해 4월부터 이전공사에 착수할 계획이었으나 일정이 지연됐고, 한미 간에 합의한 2008년 기지 제공의 약속을 지키지 못할 상황에 직면했다.

이를 두고 미국측에서“이전기지를 제공할 마음이 처음부터 없던 한국정부가 반대 여론을 이용하는게 아니냐”고 불만을 제기했다는 말까지 돌았다. 참여정부가 전략적 유연성, 전시작전 통제권 환수 등의 민감한 안보사안을 두고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마당에 기지이전합의까지 틀어지면 한미관계가 위태로울 수 있다는 우려도 국방부를 초조하게 만들었다.

대추리와 범대위가 기지이전 예정지 285만평 가운데 80여만평을 논갈이하고 70여만평에 볍씨를 뿌리는 등 영농활동을 재개한 것은 군을 심리적으로 압박했다는 분석이다.

4~5㎝까지 자란 농작물은 그 농지를 소유하지 않은 경작민에게도 소유권을 인정한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어 주민들이 뿌린씨가 싹을 틔울 경우 국방부가 부담할 비용도 그만큼 커지게 된다. 국방부는 주민들의 영농활동을 방치해 1년간 기지공사가 지연될 경우 약 1,0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이날 강제집행으로 기지이전공사가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범대위 등 시민사회단체는 기지이전 반대투쟁이 끝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주민들이 트랙터나 경운기를 이용해 철조망을 훼손하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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