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은 3일 현대건설 인수를 위해 예정대로 유상증자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상선은 이날 공시를 통해 “금융감독 당국에서 유상 증자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함에 따라 관련 사항을 보완, 예정대로 유상 증자를 실시할 계획”이라며 “유상 증자를 주주 배정 후 실권주(인수권을 가진 주주가 인수를 포기한 주식) 일반공모에서 주주배정 증자로 바꾸고 6월 19일 이사회를 통해 세부사항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현대상선이 현대건설 인수를 추진한다는 설이 떠돌았으나, 현대상선이 이를 공식 선언하기는 처음이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유상증자의 목적이 명확치 않고, 실권주 인수 주체를 현대그룹의 계열 금융사인 현대증권으로 설정해 편법 자금지원의 의혹이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은 공시를 통해 “유상증자의 목적을 ‘현대건설 인수 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라고 명시했다. 또 유상증자 방식을 주주배정 후 일반공모 방식에서 주주배정 방식으로 바꾸고 실권주 등의 처리는 6월 19일로 예정된 이사회에서 추후 결의할 예정이라고 밝혀 현대증권의 편법 지원 의혹을 차단했다.
현대상선은 당초 신주 발행가액을 1만5,000원으로 책정했지만 최근 주가가 출렁이는 점을 감안, 이날 공시에서는 가격을 정하지 않았고, 준비 시일이 촉박한 점을 감안해 신주배정 기준일을 6월 15일에서 19일로 늦췄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가장 문제로 지적됐던 실권주를 현대증권이 아닌 제3자에게 배정하기로 한데다, 증자 자금이 현대건설 인수에 쓸 수도 있다는 점을 공시했기 때문에 이제 유상 증자에 걸림돌은 없어졌다”고 말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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