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지난 주말 몰아친 중국의 금리인상 충격을 고스란히 흡수한 뒤 상승세로 전환해 2004년 4월의 ‘차이나 쇼크’ 재현 우려에서 벗어났다.
2일 주식시장은 코스피지수가 15.17 포인트(1.07%) 상승하며 1,430선을 회복했고, 코스닥지수도 2.40 포인트(0.35%) 오르며 687선을 기록했다. 특히 중국 금리인상 결정의 직격탄을 맞으며 4% 이상 급락했던 철강 업종주는 3.54% 상승하며 급락 하루 만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대장주인 포스코는 3.99% 올라 다시 27만원대에 올라섰고 전 주말 낙폭이 컸던 현대제철(3.29%), 동부제강(1.57%), 동국제강(1.73%) 등도 일제히 상승세를 탔다. 이날 철강주들은 중국 금리인상에도 중장기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전날 급락이 지나쳤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반등세로 전환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국내 주식시장의 충격을 ‘제한적’으로 평가하며 2004년 4월 금리인상으로 200 포인트 이상 급락했던 ‘차이나 쇼크’의 재판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로 ▦ 이번 금리인하를 강력한 긴축으로 보기 어렵고 ▦ 세계 경제 성장의 중국 의존도가 2004년 당시 보다 줄어 들었으며 ▦ 이른바 ‘학습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었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위원은 “중국 금리인상은 국내시장에 심리적인 위축요인으로 작용하기에는 충분하지만 문제는 조정의 깊이”라며 “그 동안 미국 금리와 우리증시의 상관성 역시 높았다는 점에서 ‘금리 때문에 시장이 빠질 것이다’라는 단순한 논리는 설득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중국 금리인상이 과열을 막기 위한 선제조치의 성격이 짙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 역시 과민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지금을 중국 관련주에 대한 재인식의 기회로 삼아야한다고 권하고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 금리인상에 대한 주식시장의 반응은 ‘주인보다 손님이 호들갑을 떤 것’처럼 과도했다”며 “5월 초반은 주식비중 확대 기회”라고 밝혔다.
중국의 금리인상이 고정투자 수요를 억제, 원자재 가격의 하락을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본 김 팀장은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한 가운데 원자재 가격이 안정을 되찾을 경우 한국증시에는 호재”라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이어 “5월초는 중국의 금리인상, 중순에는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이 과정에서 국내 증시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도 지난 주말 국내 철강금속의 주가 급락은 좋은 매수 기회라고 분석했다. 김경중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지난달 28일과 지난 1일 세계 아연가격은 반등했고 세계 철강금속주가도 반등세로 전환했다”며 “중국의 이자율 상승으로 과열이 차단되면서 중국 경제는 여전히 안정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철강업종에 대한 비중 확대가 바람직하다며 포스코, 고려아연, 철근업 등에 대해 매수의견을 유지했다.
박기현 동양종금증권 연구위원도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이 재확인됨에 따라 국내 철강주는 당분간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하지만 아직 상승이탈을 논하기는 시기상조이며 여전히 단기 조정 후 재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이와 함께 대장주인 포스코가 자사주 취득이라는 안정장치를 확보, 급락 가능성을 낮춰 방어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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