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처구니없는 방화로 불에 탄 수원 서장대의 모습(2일자 1면)을 보니 서글픈 마음을 참기 힘들었다. 더구나 이번 사건은 서울 창경궁 문정전 방화사건이 일어난 지 불과 1주일 만에 일어난 일이어서 안타까움이 더욱 컸다.
지난해 봄 강원 양양군 낙산사가 산불 피해를 보았을 때부터, 우리 문화재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목조문화재에 대한 방재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하지만 정작 주무 관청인 문화재청은 예산타령이나 하며 방재시스템 구축을 위한 보고서가 연말께나 나올 예정이라고 하니 황당하다 못해 한심할 따름이다.
천년사찰 낙산사는 물론이거니와 이번에 불에 탄 화성 서장대가 보통 사적이던가. 우리 후손들은 물론 인류의 자랑스러운 유산으로 남겨주고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록까지 마친 곳이 아닌가. 그런 시설에 감시 인력은 고사하고 흔하디 흔한 스프링클러조차 없어 이 같은 참변을 낳았다는 것은 그 어떤 말로도 변명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서장대가 이미 10여년 전에도 화재로 피해를 당했던 곳이라는 데까지 생각이 미치면 얼굴이 후끈거릴 지경이다. 문화재청은 물론 이번 사태에 조금이나마 책임이 있는 소방방재청, 불교 교단 등 유관기관과 단체들은 하루라도 빨리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김현석ㆍ서울 마포구 공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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