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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전문 채널은 세계大戰중

입력
2006.05.03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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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1일 이미지 전쟁터로 변해버린 세계의 방송뉴스 경쟁을 상세히 전했다. 10여년간 세계 방송뉴스는 영국 BBC 월드와 미국 CNN 방송이 지배했다. 그러나 미ㆍ영의 뉴스 제국주의에 도전하는 움직임은 미국 일방주의에 대한 반감을 타고 거세지는 모습이다. 슈피겔은 “세계가 9ㆍ11 이후 초강대국 미국이 (일방적인) 정책을 추진할 경우 뉴스마저 독점해선 안 된다는 사실을 체험했다”고 정리했다.

2003년 2월 도미니크 드 빌팽 당시 프랑스 외무장관은 유엔에서 이라크전에 반대하는 명연설을 했다. 우레와 같은 박수가 회의장에 가득할 정도로 호응은 대단했다. 그러나 이날 저녁 호텔 방에서 미국 TV를 지켜보던 빌팽은 자존심이 구겨졌다. 연설이 주변 뉴스로 취급되고, 환호하는 장면은 보도조차 되지 않았다. 이 사건은 빌팽이 총리에 오르면서 ‘프랑스판 CNN’을 구상하는 계기가 됐다.

프랑스는 올해 3,800만 달러를 투입해 공영 FT, 민영 TF1과 함께 CFII(프랑스국제정보체인)를 11월이나 12월 중 개국할 예정이다. CFII는 1개 방송은 프랑스어로, 다른 1개 방송은 75%를 영어로 방송한다.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개국 책임을 맡은 광고업계 거물 알렝 더 푸질락에게 “당신의 임무는 세계 이미지 전쟁의 최전방에서 싸우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미ㆍ영에 맞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려는 곳은 프랑스 뿐이 아니다. 러시아 정부가 지원하는 영어방송 ‘러시아 투데이’는 6개월전부터 전파를 타고 있다. 남미에선 베네수엘라(51%)와 쿠바(14%)가 지원하는 ‘텔레수르’ 방송의 뉴스가 지난해 7월 시작됐다. 케냐를 비롯한 아프리카 국가들도 자체 위성방송을 준비 중이다.

국제방송 뉴스의 최대 격전지는 여전히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중동이다. 독일 해외위성 방송 ‘도이체 벨레(DW)’는 아랍어 방송을 하루 3시간에서 9월부터 12시간으로 늘린다. BBC와 ‘러시아 투데이’도 아랍어 방송을 증편했고, 프랑스는 내년 7월 가세할 예정이다. 그러나 아랍시장에서 흑자를 내는 곳이 CNN에 불과할 만큼 이 곳의 경쟁은 정치논리가 앞서 있다. 총을 대신해 카메라가 국경을 넘나드는 문화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서방 시각의 뉴스에 가장 반발하는 곳은 다름 아닌 중동이다. 1991년 걸프전에서 CNN의 독주를 지켜봐야 했던 중동은 자체 시각을 전달하려는 고민 끝에 알 자지라 위성방송을 탄생시켰다. ‘알 카에다의 입’이란 비난을 듣는 알 자지라는 중동을 넘어 본격적으로 서방언론과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카타르 국왕이 후원하는 이 방송은 미국, 영국의 뉴스전문가를 대거 영입, 올해 안에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카타르 도하, 영국 런던, 미국 워싱턴의 4개 지역본부에서 영어 위성방송을 시작할 예정이다. 광고주 압력과 국가정책에서 자유로운 알 자지라가 시청자를 사로잡을지는 미지수이나, 적어도 서방은 신선한 충격에 휩싸일 것이란 예상이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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