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康風이냐 吳風이냐… 바람 부는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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康風이냐 吳風이냐… 바람 부는 서울

입력
2006.05.03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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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선거는 대역전 드라마가 될까, 예고된 평범한 스토리로 끝날까.

2일 경선에서 선출된 강금실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는 지난달 25일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 확정 직후 ‘대역전 드라마’를 언급했다. 이는 승부 의지를 강조한 표현이었지만 역으로 열세를 인정한다는 말이기도 했다.

강 후보는 오 후보가 출마를 선언했을 때만 해도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였지만 지금은 20% 이상 뒤져있다. 강 후보의 지지율은 30%대에서 오르내리는 반면 오 후보는 50%를 넘나든다.

그러나 강 후보측은 ‘대역전 드라마’를 충분히 실현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장담한다. 능력이나 자질면에서 강 후보가 오 후보를 압도하기 때문에 본격적인 선거레이스가 시작되면 판세가 바뀔 것이라는 게 그 논거다.

이미지에 따른 오 후보의 인기는 거품이 있기 마련이고 TV토론 등 진검 승부가 벌어지면 오 후보의 밑천이 드러날 것이라는 주장이다. 반대로 강 후보는 첫 여성 법무장관, 첫 여성 법무법인 대표변호사, 강단 있는 스타일 등으로 이미 검증된 인물이라는 것이다.

사상 첫 여성 총리에 이어 사상 첫 여성 서울시장를 만들어내자는 명분도 내세울 태세다. 여성계의 전폭적인 지원을 기대하는 눈치다. 강 후보측 오영식 대변인은 “선거전이 본격화하면 결국 5% 안팎에서 승부가 난다”며 “인물 대결로 가면 승산은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오 후보측은 “그야말로 아전인수식 해석”이라고 일축한다. 오 후보가 의원 시절 많은 TV토론에 출연한 바 있어 논리대결에서 절대 밀리지 않고 그의 이미지도 국민 저변에 깊이 뿌리내린 것이라고 반박한다. 특히 큰 선거에서는 정당 투표의 경향이 있다는 점도 오 후보측이 믿는 구석이다. 정당 지지도에서 한나라당이 우리당을 거의 20% 앞서고 있다는 점은 결코 ‘대역전 드라마’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 강 후보측도 낮은 우리당 지지율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민주당 박주선 후보도 신경 쓰이는 대목이다. 5% 이내의 승부가 벌어진다면 박 후보 지지표는 강 후보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아울러 강 후보가 어떤 이미지로 유권자에 접근하느냐도 관건이다. 보라색으로 시작된 이미지만으로는 오 후보의 대중성을 넘기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최근에는 서민적 이미지도 내세우고 있다. 강 후보는 2일 우리당 경선 연설에서 “사람들에게 인사도, 악수도 할 줄 몰랐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뭔가 새롭게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남은 시간이 한달 뿐이라는 사실이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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