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가 자원 국유화를 선언했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1일 남부 산알베르토 천연가스 지대를 방문, “천연자원에 대해 절대적 통제권을 회복하길 기다려왔고 드디어 역사적인 날이 왔다”며 “외국 회사의 약탈은 끝이 났다”고 국유화 포고령을 전격 발표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볼리비아에 진출해 있는 외국 에너지 회사들에게 판매권과 생산품을 국영 에너지사(YPFB)로 넘기라고 명령하면서 이를 거부할 경우 6개월이내 볼리비아를 떠나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지난해 기준으로 하루 1억 입방피트의 천연가스를 생산한 다국적 회사들은 생산 지분의 18%만 보유하고 나머지는 모두 YPFB에 넘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YPFB는 볼리비아 에너지 산업의 생산 및 판매, 가격책정까지 담당하게 된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1990년대 민영화한 볼리비아 탄화수소공장도 국유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진정한 국유화’가 볼리비아경제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볼리비아 애국자들이 이번 국유화 조치에 저항할 수 있는 외국 회사에 맞서 궐기해달라”고 촉구했다. 대통령의 자원 국유화 선언 직후 볼리비아 군은 국내 유전 및 천연가스 지대를 접수했으며 천연가스 생산 시설에 볼리비아 국기를 올렸다.
현재 볼리비아에서 활동중인 에너지 기업은 브라질 국영 에너지사인 페트로브라스, 미국의 엑손 모빌, 스페인_아르헨티나 합작사인 렙솔 YPF, 영국의 브리티시 페트롤리엄과 브리티시 가스, 프랑스 토탈 등이다. 볼리비아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남미에서 두 번째 규모인 48조7,000억 입방피트의 천연가스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
볼리비아 자원 국유화 조치에 대해 미 국무부는 “이번 사태가 미국의 무역, 미국과 볼리비아와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구체적으로 언급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스페인 외무부는 즉각 우려를 표명했으며, 페트로브라스를 통해 10여년간 15억 달러를 투자해온 브라질은 “볼리비아가 강경입장을 고수할 경우 철수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도 3월 유전 국유화를 단행했으며 지난달 말 볼리비아, 베네수엘라와 함께 미국 주도의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항해 인민무역협정(PTA)을 체결한 쿠바도 조만간 국내 주요 산업의 국유화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황양준 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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