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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공원 "소쩍새·쇠부엉이야, 어디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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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공원 "소쩍새·쇠부엉이야, 어디갔니"

입력
2006.05.03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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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난지골프장이 개장된 후 월드컵공원내 천연기념물 등 보호동물의 종류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골프장이 생태계에 피해를 주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2일 서울시가 발표한 ‘월드컵공원 3개년(2003~2005년) 생태계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야생조류의 종수가 69종에서 57종으로 12종이나 감소했다. 2004년에는 2003년(56종)보다 13종이 늘었었다.

특히 난지골프장이 들어선 노을공원 주변에서 2004년까지 44종이 관찰되던 새는 지난해 30종으로 급감했다. 서울시는 “노을공원과 노을공원 사면지역에서 천연기념물 황조롱이를 비롯, 멧새, 참새의 개체수가 크게 줄어 골프장 무료개장에 따른 이용객수의 증가와 관련이 있는지 여부를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멸종을 막기 위해 법으로 보호하고 있는 법적 보호동물들의 서식이 위협받고 있다는 점이다. 천연기념물 야생조류는 2004년 5종에서 3종으로, 서울시 지정 관리야생동물은 11종에서 7종으로 줄었다. 2004년에 관찰되던 붉은배새매 소쩍새 수리부엉이 쇠부엉이(이상 천연기념물)와 흰눈썹황금새 물총새 북방산개구리 왕잠자리 고슴도치(이상 서울시지정 관리야생동물) 등이 지난해 월드컵공원에서 사라졌다.

환경부지정 멸종위기야생동물인 맹꽁이는 매년 월드컵공원내에서 많은 개체가 발견되고 번식이 확인되고 있는데, 인공습지가 조성돼 있는 노을공원보다 오히려 습지가 부족한 하늘공원에서 많이 관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유류중에는 멧돼지와 고라니, 고슴도치가 지난해 관찰되지 않았다.

난지골프장은 2004년 4월 준공됐지만 서울시와 국민체육공단의 이용료 이견으로 문을 열지 못하다 지난해 10월 4일 공단측이 무료로 개장했다. 지난해 12월17일 문들 닫기까지 65일간 하루평균 200명씩 1만3,150여명이 이용했다. 국민체육공단은 올해 들어 3월27일 다시 무료로 개장해 하루 240여명씩 골프장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생태계 피해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그러나 이 같은 야생동물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식물은 더 많은 종이 출현한 것으로 조사됐다. 작은조아재비 사방김의털 아미풀 꽃비수리 등 우리나라에서 발견되지 않은 미기록종 12종이 발견됐다. 특히 자생식물은 2003년 299종에서 지난해 349종으로 증가한 반면 귀화식물은 124종에서 96종으로 감소해 상호경쟁에 의해 식물 생태계가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3년간 월드컵공원내 생태계 관찰 프로젝트를 수행한 서울시립대 한봉호 교수는 “이동하지 않는 식물과 달리 동물들은 환경이 변화하면 서식지를 아예 옮기는 등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특히 새들의 번식기인 4~5월엔 골프장 등 시설이용을 제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서울시가 당초 생태공원 옆에 골프장을 짓기로 하는데 동의해 놓고, 국민체육공단과의 법정다툼에서 불리하자 문제 삼는 것 같다”며 서울시의 이중적 태도를 문제삼기도 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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