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변칙증여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부장 박성재)가 이르면 다음 달부터 이건희 회장 일가를 비롯한 핵심 관계자들을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인규 서울중앙지검 3차장은 2일“삼성그룹과 에버랜드의 전ㆍ현직 실무 이사진 조사는 끝났다. 조사범위가 점차 윗선으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1996년 삼성그룹 전ㆍ현직 임원진의 소환 조사 등을 통해 에버랜드 전환사채가 이건희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상무 등 4남매에게 헐값에 넘어가는 과정에서 경영권 승계를 위해 그룹 차원의 공모가 있었는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5월 한달간 보강 조사를 한 뒤 이르면 다음 달부터 이건희 회장,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 등 핵심 관계자를 소환할 계획이다.
현명관 당시 삼성그룹 비서실장은 5ㆍ31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제주지사 후보로 출마해 조사 연기를 요청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사건의 핵심인 이 회장 부자는 수사 마지막 단계에서 소환할 것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검찰이 이 회장을 기소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검찰은 이 회장의 개입 혐의를 입증할 간접 정황증거는 많이 확보했지만 직접 증거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주인이 바뀌는 일을 머슴과 마름이 몰래 한다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 지켜보면 절차와 순리대로 일이 풀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간접 증거로도 기소할 수 있다”며 “검찰이 이미 수집한 증거를 법원에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박상진 기자 oko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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