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중은행들이 벌이고 있는 치열한 시장점유율 확대 경쟁에 대해 은행장들이 잇따라 우려와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2일 기업설명회에서 “최근 은행들이 규모 키우기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이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규모가 가장 큰) 국민은행까지 다른 은행처럼 자산성장 경쟁에 뛰어들면 우리나라 은행산업에 도움이 안된다”며 “적정 시장점유율을 지키면서 자산은 자산은 해외에 진출해 키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상훈 신한은행장은 이날 월례조회사를 통해 “현재 다른 은행들이 전환기를 틈타 무차별적인 금리경쟁으로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지만 시장의 질서는 바로서야 한다. 맹목적인 외형 확대 분위기에 편승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어차피 은행간 경쟁은 중장기 레이스이고 은행간 우열은 위기상황에서 극명하게 드러나기 마련”이라며 “건전성과 리스크 관리를 바탕으로 흔들림 없이 우리가 갈 길을 가면 된다”고 강조했다.
강권석 기업은행장도 이날 월례조회에서 “일시적이거나 단기적인 성과를 위한 출혈 경쟁 등 비정상적인 영업은 머지 않아 시장의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은행장들의 이 같은 발언은 올들어 더욱 심해진 제살깎기 경쟁에 대한 위기감 때문이다. 실제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수익률은 지난해 9월 이후 0.85% 포인트 오른 반면 대출 금리는 같은 기간 0.1% 오르는 데 그쳤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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