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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브레이스 별세…'불확실성의 시대' 등 명저 남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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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브레이스 별세…'불확실성의 시대' 등 명저 남겨

입력
2006.05.03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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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의 시대(The Age of Uncertainty)’의 저자인 미국의 대표적 자유주의 경제학자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 하버드대 명예교수가 29일 밤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의 한 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8세.

1908년 캐나다 온타리오에서 태어난 갤브레이스는 1931년 토론토 대학을 졸업하고 1934년 UC버클리대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같은 해부터 하버드대, 프린스턴대 교수로 재직했다.

그는 프랭클린 루스벨트로부터 빌 클린턴에 이르기까지 2차 세계대전 이후 수십년 동안 역대 민주당 출신 미국 대통령의 경제자문으로 활동하며 미 행정부의 경제 운용에 참여했으며, 케네디 대통령 당시인 1961년에는 인도 주재 미국대사로 일하기도 했다.

각종 사회문제 해결에 정부의 개입을 공개 지지해 진보적 학자로 이름 높았던 그는 1946년과 2000년 두 차례 미국 대통령이 민간인에게 수여하는 최고의 훈장인 자유메달을 수상했으며, 미국 경제학회장도 역임했다.

이 같은 정치, 사적 활동 이상으로 갤브레이스에게 큰 명성을 안겨준 것은 그의 해박한 지식과 뛰어난 문장을 통해 탄생한 대중적인 경제학 저서들이었다.

무엇보다 그의 이름을 세계적으로 확실하게 각인시킨 책은 ‘불확실성의 시대’이다. 1975년 하버드대에서 은퇴한 뒤 자신이 출연한 영국 BBC 방송의 강의 대본 원고를 엮어서 1977년 출간한 ‘불확실성의 시대’는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공전의 베스트셀러가 됐다.

그는 이 책에서 과거와 달리 확신에 찬 경제학자도, 자본가도, 사회주의자도 존재하지 않는 현대를 ‘불확실성의 시대’라고 명명했고, 이 말은 그대로 시대를 상징하는 유행어가 됐다.

앞서 1958년 출간한 ‘풍요한 사회(The Affluent Society)’를 통해 갤브레이스는 당시 경제학계에서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던 ‘소비자 주권’ 론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갤브레이스는 기업의 생산활동이 궁극적으로 소비자의 기호와 선택에 달려있다는 소비자 주권 개념은 소비자의 욕망이 생산자의 광고와 마케팅에 의해 만들어지고 생겨나는 현실을 무시하고 있다며, 소비 욕망을 만족시키는 과정 자체에서 소비 욕망이 창조되는 ‘의존 효과’야말로 풍요한 자본주의 사회의 특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풍요한 사회에서는 이 같은 의존효과가 민간 부문에서 강하게 발생하므로 자원의 배분 과정에서 교육, 사회간접자본 등 공공 부문이 상대적으로 빈곤해진다는 ‘사회적 불균형론’을 펼치기도 했다.

전성철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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