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브라질 여성이 자신의 성 매매 경험을 책으로 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브루나’라는 이름으로 상 파울루 고급 맨션에서 증권 브로커 등 거물들을 상대해왔던 고급 콜걸 라켈 파체쿠(21ㆍ사진)는 자신의 3년 여 경험과 즐거운 성생활을 영위하는 법 등을 지난해 초부터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했다. 그는 “나의 감정을 표현하고 내가 궁금하게 여기던 성에 대해 다른 사람도 궁금할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블로그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사적인 성생활을 표현하다 보니 노골적인 표현도 상당수 포함됐다. 이 블로그는 곧 많은 남성들로부터 폭발적 인기를 얻었고 지난해 11월 ‘전갈의 달콤한 독’이란 제목의 책으로 출간됐다.
책은 출간 5개월 만에 10만 권이나 팔려 나갔으며 최근에는 스페인어로도 번역됐다. 브라질에서 명사가 된 파체쿠는 대학에서 심리학을 공부하기 위해 준비중이다. 그는 “남자 친구도 있으며 결혼도 할 생각”이라고 말한다.
이 책의 판매기록은 전통적으로 여가시간을 댄스파티로 보내며 독서 열기가 낮은 브라질에서는 경이적이다. 특기할만한 사실은 블로그 독자의 대부분이 그녀와 관계를 맺었던 손님을 포함해 남성들이었으나, 책의 독자는 80%가 여성이라는 점이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28일 “이 책이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성에 대한 브라질의 이중적인 태도를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침대에선 안락하고 황홀한 상태를 꿈꾸면서도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브라질 여성들은 이 책에서 성의 의미와 노하우를 배우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세계 최대의 가톨릭 국가인 브라질에선 매춘 등 성 문제를 겉으로 표현하는 것을 금기시하면서도 실제로는 전 사회 계층이 자유로운 성생활을 즐기고 있다. 이런 사회환경에서 성 문제를 본격적인 토론의 장으로 끌어냈다는 것도 인기의 비결로 꼽힌다. 때문에 대부분의 브라질 사람들은 그녀의 솔직함과 금기를 깨뜨린 용기에 갈채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일부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매춘은 돈을 벌기 위해 뭐든지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행태라는 것이다. 브라질에선 혼자 아이를 키우기 위해 매춘을 하는 여성에겐 동정을 보내지만 파체쿠처럼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완고한 부모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매춘을 선택하는 경우는 용납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리우데자네이루 대학의 한 교수는 “매춘은 항상 있어왔고 은밀하게 다뤄졌던 문제”라며 “이 문제를 외부로 표출한 데는 상업적 이유도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