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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이유 망각한 '한심한 몰래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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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이유 망각한 '한심한 몰래카메라'

입력
2006.05.03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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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지 말았어야 할 ‘몰래카메라’의 결정판을 보여줬다.”

지난달 30일 방송된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돌아온 몰래카메라’ 신현준 편(사진)이 노골적인 영화 홍보와 억지 상황 설정 등으로 시청자들의 빈축을 샀다.

이날 방송은 최근 개봉한 영화 ‘맨발의 기봉이’의 주인공 신현준이 가짜 팬들과 함께 홍보버스를 이용, 시사회장으로 향하던 중 뜻하지 않은 총격전에 휘말린다는 내용이었다.

요즘 영화 개봉을 앞둔 배우들의 오락 프로그램 출연이 갈수록 늘어나면서 과도한 영화 홍보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자 제작진과 출연진들은 대체로 영화에 관한 직접 언급을 최소화 하거나 방영 시기를 개봉 전으로 잡는 등 나름의 ‘수위 조절’을 하고 있다.

그러나 ‘몰래카메라’는 며칠 전 개봉한 영화의 주인공을 출연시킨 것은 물론 해당 영화 포스터로 도배한 대형 버스를 무대로 하는 등 설정부터 영화 홍보에 초점을 맞췄다.

또 40여분의 방송 시간 내내 ‘기봉이’라는 단어가 수십 번 등장했고, 진행자 이경규는 마지막 멘트에서 이날 방송의 ‘목적’을 되새기듯 “기봉이 파이팅, 파이팅”을 외쳤다.

내용도“돌아온 몰래카메라 최대의 서스펜스, 스릴, 블록버스터”라는 이경규의 호들갑이 무색하게 억지스러웠다.

제작진은 신현준과 가짜 팬들이 탄 버스의 내부를 개조, 안전벨트도 맬 수 없는 상태에서 고속도로를 질주케 하고(그것도 관할 경찰서의 협조를 받아) 야산 창고에서 액션영화를 방불케 하는 총격전을 벌였지만, 황당한 설정과 어설픈 진행은 재미는커녕 헛웃음만 자아낼 뿐이었다.

과연 신현준이 막판에 몰래카메라임을 알아채기 직전까지 진짜로 속았는지도 의문이지만, 설사 속았다 해도 제작진의 친절한(?) 자막 설명처럼 그가 그저 벌어진 상황을 지켜보며‘움찔하고’ ‘침을 삼키는’‘또 침을 삼키는’ 모습을 되풀이해 보여주는 것이 도대체 무슨 재미를 줄 수 있는지 의문이다.

방송 직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100여개의 비난 글이 올랐다.

김호중씨는 “몰카 성공 여부에 관계없이 대놓고 영화 홍보 하는 것에 정말 어이가 없었다”고 꼬집었고, 최욱씨는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고 흥미도 없고 설득력도 없고 집중도도 없는, 최악 중에 최악”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해성씨 등 적잖은 시청자들은 “시청자들 수준을 뭘로 보는가”라며 “소재가 그렇게 없으면 그냥 접는 쪽이 낫지 않을까”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희정 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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