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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집주인 '팔까, 버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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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집주인 '팔까, 버릴까'

입력
2006.05.03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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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가격 인상으로 강남 집값은 안정될 수 있을까.

종합부동산세 강화에 이어 주택 공시가격 상향 조정으로 고가 아파트의 보유세가 지난해보다 최고 3배까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급등하던 강남 집값이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보유세 중과를 피하기 위해 집주인들이 재산세와 종부세 부과 기준일인 6월 전에 대거 매물을 쏟아낼 경우 강남 집값이 의외로 빠르게 진정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일단 보유세 인상은 고가주택에 대한 수요 심리를 위축시켜 집값의 추가 상승을 막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연간 1,000만원이 넘는 보유세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투기세력이 발을 붙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5월은 아니더라도 올해 연말에는 매물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있다. 12월에는 종부세 신고와 납부가 실시되고, 1가구 2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유예기간도 끝나기 때문이다.

RE멤버스 고종완 대표는 “종부세를 내야 하는 12월을 앞두고 매물이 늘어날 경우 가격이 일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실제로 대치동 은마와 개포동 주공저층 단지 등 올해 공시가격 6억원 이상이 되면서 종부세 대상에 포함된 주택의 경우 매도와 보유를 놓고 저울질을 하는 집주인들이 늘고 있다.

개포동 B공인 관계자는 “개포주공의 경우 개발부담금제 등 각종 규제가 산적해 있는 데다 종부세 부담까지 늘어날 경우 세금 납부 전인 올해 안에 매물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그러나 양도세 부담도 만만찮아 팔더라도 매매가에 전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고 말했다.

보유세 부담 증가가 강남 집값 하락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한 부동산정보업체 관계자는 “공시가격 인상으로 인한 세부담 증가는 이미 예상됐던 일인 데다 최근에도 매물이 부족한 것을 보면 갑자기 매물이 쏟아져 나올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며 “그러나 지난해보다 보유세 부담을 느끼는 집주인들이 많아진 만큼 어느 정도 시장 안정에는 기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집주인들이 늘어난 세금부담을 월세 인상 등으로 임차인에게 전가하거나 매매가격을 올려 매수자에게 떠넘길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안명숙 우리은행 PB사업단 부동산팀장은 “이번 공시가격 인상으로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이럴 경우 대부분 월급쟁이인 임차인들의 주거 비용이 급증해 가계를 꾸리기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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