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대우건설 인수를 전격 철회했다.
한화그룹은 28일 대우건설 매각 주간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ㆍ삼성증권 컨소시엄 측에 예비입찰 제안 철회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매각 입찰에 참여중인 업체는 금호그룹과 두산그룹, 프라임그룹, 유진그룹, 삼환기업 등이 주도하는 5개 컨소시엄으로 압축됐다.
한화는 “대우건설 실사 결과, 당초 기대와 달리 전체 수주 물량 중 해외 비중이 적은데다 수주의 핵심인 중동지역 진출이 미흡해 해외진출을 원하는 회사 전략과 부합하지 않아 인수추진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또 내수 부문에서도 주택사업 중심의 사업구조를 갖고 있어 역시 비슷한 사업구조를 갖고 있는 한화건설과의 시너지 효과가 적은 점도 주된 이유로 지적됐다.
그러나 한화가 대우건설 인수를 철회한 것은 자산관리공사가 대우건설 매각기준 가운데 비가격 요소로 분식회계나 주가조작, 세금포탈 등 위법 부당행위를 한 컨소시엄에 대해 ‘감점제(총 10점)’를 도입키로 한 것이 발목을 잡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화그룹의 경우 대한생명 인수와 관련한 정ㆍ관계 로비설이 다시 불거지고 있어 감점에 대한 부담이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한화가 발을 빼면서 향후 대우건설 인수전의 판도가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는 한화의 이번 철회가 인수전 판도에 변 큰 변화를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입찰 참여업체 관계자는 “한화그룹은 처음부터 자금조달 등에서 적극적이지 않아 인수 유력업체에서 제외돼 있었다”며 “종전 구도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컨소시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반론도 만만찮다.
한 인수합병(M&A) 전문가는 “대우건설 매각 입찰 참여업체에 감점제가 적용됨에 따라 분식회계와 회사자금 횡령 등으로 그룹 총수가 기소된 두산그룹이나 감점제에 부담을 느끼는 컨소시엄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자진 철회를 하거나 낮은 입찰가를 써 자연스레 탈락하는 모양새를 취하는 회사도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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