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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노동절 이민법 大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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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노동절 이민법 大시위

입력
2006.05.03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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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절인 5월1일 이민 규제 강화 법안에 반대하는 이민자들의 시위 물결이 다시 미국을 뒤덮었다.

‘이민자 없는 날’로 명명돼 이민자들의 하루 총파업이 선언된 가운데 진행된 이날 시위에는 로스앤젤레스 뉴욕 시카고 애틀랜타 댈러스 뉴올리언스 등에서 각각 수십만~수만 명이 참가, 전국적으로 수백만 명이 시위대에 합류했다.

이날 시위는 파업 참여를 촉구한 강경 단체와 미 여론의 부정적 인식 확산을 우려, 파업 자제를 당부한 온건 단체 및 정치인들의 주장이 혼재한 상황에서 다양한 형태로 진행됐다.

때문에 시위에는 총파업에 동참한 이민자들 뿐만 아니라 파업은 하지 않았지만 점심 시간이나 일이 끝난 뒤에 참여한 이민자들도 많았다.

로스앤젤레스에서는 50만명이 넘는 시위대가 “이민자도 미국인이다” “우리는 범죄자가 아니다”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시위를 조직한 남미 출신 이민자 단체는 “오늘은 미 역사상 유례가 없는 날로 기록될 것”이라며 “우리는 오늘 일터와 학교에 가지 않고 아무 것도 사지 않음으로써 우리들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힘을 보여주었다”고 밝혔다.

시위대가 통과한 로스앤젤레스의 한인 타운에선 안전을 우려해 업소 문을 닫거나 경찰에 보호를 요청한 교민들도 있었다.

뉴저지, 로드아일랜드, 펜실베이니아 주 등에서는 파업을 단행한 이민 노동자들이 불법 체류자들의 합법적 신분 취득 기회를 요구하며 상ㆍ하원 의원 사무실까지 행진했다.

뉴욕에서는 인간 사슬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날 파업과 시위로 퍼듀 농장이 작업을 중단했고 세계 최대 육류 가공업체인 타이슨사도 미 전역에 걸친 9개 소고기 가공공장 중 5곳 등의 조업을 중단했다. 수확 절정기인 플로리다 오렌지 농장에서도 곳곳에서 작업에 차질을 빚었다.

이날 시위는 최근 국토안보부의 불법이민 단속이 심해지고 일부 업주는 파업할 경우 해고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진행돼 일부 지역에서는 팽팽한 긴장이 조성되기도 했다.

파업 참가를 꺼리는 이민자들의 경우, 플로리다 일부 지역에서처럼 하루 전인 30일 일요일에 미리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미국에서 5월1일 노동절은 정상 근무를 하고 노동절 휴무는 9월에 있다.

미국 이민자들은 지난해 12월 미 하원에서 불법체류를 중범죄로 규정, 합법적 신분 취득의 기회를 봉쇄하고 미국-멕시코 국경에 추가 장벽을 설치하는 내용의 규제 강화 법안이 통과되자 그 동안 여러 차례 시위를 벌여 왔다.

현재 미국에는 1,200만명의 불법 체류자가 있고 이 가운데 720만 명이 일자리를 가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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