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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국방부 '대추리' 대화의지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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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국방부 '대추리' 대화의지 의문

입력
2006.05.03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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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평택 미군기지 확장 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와 지난달 30일에 이어 1일 이틀째 대화를 했다.

평택 갈등이 불거진 지 2년이 넘어서야 어렵게 마련된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없지는 않다. 하지만 진행 상황을 들여다보면 ‘물리력을 통한 해결’이 불가피한 것으로 포장하기 위한 명분 쌓기의 흔적이 강하다.

국방부는 28일 주민 대표 김지태 대추리 이장과 범대위 공동대표인 문정현 신부 등 핵심 관계자들과 만나겠다고 발표했다. ‘대화 중에는 공권력 투입은 없다’는 데 양측이 합의해 자리가 마련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날 오후5시쯤 “대추리에서 들렀던 국방부 부지확보팀장 K모 대령이 범대위 측으로 보이는 30~40명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국방부의 긴급 브리핑으로 사태가 꼬이기 시작했다.

범대위는 즉각 국방부가 사고를 유발했다고 주장했다. K 대령이 들어오기 전 대추리 일대에는 경찰력이 대거 포진하고 헬기가 뜨고 내리는 등 ‘대추리 접수를 위한 사전 연습’이 있었다는 것이다. 반면 국방부는 이런 설명은 없이 K 대령이 폭행 당한 사실만 부각시켰다.

국방부가 뒤늦게 “강제 철거 과정에 생길 수 있는 충돌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라고 해명하면서 30일 대화는 우여곡절 끝에 열렸다. 그러나 이날 대화에 범대위는 대표급이 아닌 실무급을 내보냈다. 국방부는 “대표자가 나와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대화가 겉돌 수 밖에 없었다.

사정이 이러하니 국방부나 범대위가 대화 의지를 갖고 있는지 의심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상대적으로 강자의 입장인 국방부의 처신은 공권력 투입을 앞두고 막판까지 대화 노력을 했다는 여론 조성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김정곤 사회부 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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