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출신 김명곤 문화관광부 장관이 1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열린마당에 있는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천막 농성장을 방문, 영화인들과 취임이후 첫 공식 만남을 가졌다.
그러나 이창동 전 장관에 이어 영화인으로는 두 번째로 문화계 수장에 오른 김 장관에게는 축하의 말 대신 ‘친정식구들’의 쓴 소리만 쏟아졌다.
김 장관은 오랫동안 ‘스크린쿼터 사수’를 외치다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 정책을 대변하게 된 입장 때문에 1시간 동안의 만남 내내 굳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문화침략 저지 및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 대책위원회’위원장인 정지영 감독을 비롯해 안정숙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등 20여명의 영화인들이 자리를 함께 한 만남에서 김 장관은 “현장 영화인의 목소리를 듣고 정부의 입장을 전하기 위해 찾아왔다”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김 장관은 “천막 농성장을 지날 때마다 가슴이 아프고 안타깝다. 그러나 정부의 결정도 수 년간의 검토를 거쳐 이루어진 것”이라며 스크린쿼터 축소에 대한 영화인의 이해를 구했다.
그러나 영화인들의 반응은 차갑기만 했다. “왜 이런 자리를 마련했는지 모르겠다” “문화다양성을 추구해야 할 장관이 반문화적 입장을 고수하는 이유는 뭔가” “20여년 넘게 영화인으로 일하다 변절해도 되는 것인가” 등 질책성 질문이 이어졌다.
윤인호 감독이 “영화계의 적이 되기보다 차라리 장관직을 사퇴하라”고 말할 때는 박수가 쏟아졌고, 한 영화인은 욕설과 함께 “정부의 입장이 결국 재정경제부 입장 아니냐”고 외쳐 험악한 상황을 연출했다.
김 장관은 “영화인이 기대한 답변을 못한 것은 그만큼 문화부와 현장간 거리가 있음을 의미하기에 반성한다”며 서둘러 자리를 떴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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