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at Han Empire’‘Korean Empire’‘Taehan cheguk’‘ Daehan Empire’는 같은 나라일까. 한국사에 관심을 가진 외국인이 영문으로 된 우리 역사책을 읽는다면 고개를 갸우뚱거릴 만하다. 우리 학자들이 ‘대한제국’을 영어로 표기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 6가지나 되기 때문이다.
우리 역사를 해외에 알릴 수 있는 제대로 된 책이 없다는 얘기가 많다. 하지만 정작 더 큰 문제는 가장 기본적인 용어마저 통일되지 않은 채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소장 김희곤)가 28일 독립기념관에서 연 ‘한국 근대사 용어 어떻게 써야 하나’에 참석한 독립운동사 연구자들은 이 문제를 집중 토론했다.
김상기 충남대 국사학과 교수는 역사 용어의 영문 표기가 학회지에 따라, 필자에 따라, 심지어는 같은 학회지에서도 필자에 따라 각양각색이었다고 지적했다. ‘국권회복운동’은 8가지, ‘대한제국기’는 9가지, ‘애국 계몽운동’은 3가지, ‘3ㆍ1운동’은 4가지, ‘일제강점기’(일제하, 일제시기 포함)은 11가지, ‘조선총독부’는 9가지, ‘청산리전투’는 4가지이고 심지어 ‘독립운동’이나 ‘민족운동’도 3가지나 됐다.
인명 지명 등 고유명사도 로마자 표기법과 달랐다. 예를 들어 조선은 ‘Joseon’ ‘Chosun’ ‘Choson’ ‘Choseon’ 등으로, 백범은 ‘Baekbom’ ‘Baekbeum’으로 제각각이다. 중국어나 일어 발음으로 쓴 경우도 있다. 봉오동전투를 ‘Feng_Wu_Tung Battle’로, 압록강을‘ Yalu River’로, 청산리전투를 ‘The Ching_shan_li Battle’ 식으로 표기한 것이 그 예다. 서진교 서강대 교수는 “국내 역사 용어도 통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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