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28일 밤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은 예상보다 구치소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8년 전 한 차례 수감생활을 경험했기 때문인 것 같다고 구치소측은 전했다.
30일 오전 6시20분 정 회장은 다른 수용자와 같이 잠자리에서 일어나 10분간 기상 점호를 받았다. 가슴엔 ‘4011’이라는 수번이 달려 있었다. 세수를 하고 우유 한 컵으로 아침식사를 대신했다. 구치소 식사가 입에 안 맞아서가 아니라 평소 우유로 아침식사를 대신하는 습관이 있다고 한다. 자장밥에 채소된장국, 깍두기로 된 점심식사는 남김 없이 맛있게 먹었다고 구치소 측은 밝혔다.
일요일이라 면회는 할 수 없었다. 정 회장은 구치소 건물 3층의 1평 남짓한 독방에서 신문, TV를 보는 등 소일거리로 하루를 보냈다. 30여분간 낮잠도 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틀 간 정 회장을 면회한 사람은 아들인 정의선 기아차 사장이 유일하다. 정 회장은 29일 오후 찾아온 정 사장을 5분 정도 만나 회사 상황과 가족 안부 등을 물었다. 정 회장은 아직 법원에 기소되기 전이어서 30분 가량 주어지는 특별면회를 가질 수 없다.
밤엔 비교적 숙면을 취했다고 한다. 구치소 관계자는 “중간에 화장실을 가기 위해 몇 번 일어난 것을 제외하고는 10시간 가까이 편하게 잤다”며 “사회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던 분이 이 곳에 오면 답답해 하고 병이 생기게 마련인데 정 회장은 잘 적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구치소 수감 직후 간단한 신체검사와 사진촬영을 마친 뒤 병사(病舍)가 아닌 일반 사동 독방에 입감됐다. 1일부터는 검찰 조사가 예정돼 있어 하루 대부분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보낼 것으로 보인다.
김지성 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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