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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악의 황사 덮친 날도 '경보 먹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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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악의 황사 덮친 날도 '경보 먹통'

입력
2006.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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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오염도를 실시간대로 알려주는 도로변 대기오염 전광판의 상당수가 엉터리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전국의 대기오염도 자동측정기 10대 중 1대가 부정확한 것으로 드러났다.

황사가 발생한 1일 낮 12시 서울 시내 대기오염도 자동측정기 중 25%가 정상 작동하지 않았고, 때문에 실시간 정보 제공은커녕 기본 자료 조차 확보하지 못했다.

■ 엉터리 대기오염도 전광판

1일 오전 11시, 경기 안양시 동안구 비산사거리에 설치된 전광판에 나타난 미세먼지(PM10) 오염도는 안양시청 65㎍/㎥, 박달동 60㎍/㎥, 안양동 85㎍/㎥, 호계동 91㎍/㎥ 등이었다.

1일 기준치(150㎍/㎥)를 훨씬 밑돌았다. 전광판은 미세먼지 오염도가 기준치 아래라는 의미로 ‘좋음’ 또는 ‘보통’이라는 사인을 표시했다.

그러나 실제 이 시간의 안양시 미세먼지 오염도는 호계동 209㎍/㎥, 안양동 198㎍/㎥, 부림동 186㎍/㎥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날 낮 12시 현재 서울시 27개 대기오염도 자동측정기 가운데 잠실, 반포, 성수, 도곡 등 7개 지점의 측정 장비가 정상작동하지 않았다.

2002년 이후 사상 최악의 황사가 덮쳤던 지난달 8일에도 안양시 대기오염 전광판은 물론 수도권 각 지역의 전광판은 800㎍/㎥에 육박한 미세먼지 오염도를 제대로 표시하지 않았었다.

■ 측정기도 엉망, 데이터 전송도 문제

환경부가 지난해 5월부터 올 1월까지 대기오염도 자동측정기에 대해 ‘정도검사’를 한 결과 12%가 부정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불합격률은 기상청의 황사오염측정기 11대가 모두 정상 작동한 점과 비교할 때 매우 높은 것이다. 따라서 전광판에 엉터리 정보가 뜨는 것은 1차적으로 이 같은 부정확한 장비로 측정한 대기오염 데이터에 오류가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환경부 관계자는 “전국에 설치ㆍ가동중인 1,250대 가운데 낡은 장비 175대를 선정해 정도검사를 했기 때문에 불합격률이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자동측정기가 정확하게 오염 상태를 잡아냈다 하더라도 데이터 전송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현재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도는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측정해 전광판에 실시간 알리는 동시에 시ㆍ도 보건환경연구원과 환경관리공단으로 자료를 보낸다.

광역단체별로 설치된 보건환경연구원과 국립환경과학원은 이 같은 자료를 토대로 일ㆍ월ㆍ연 평균 대기오염도를 공개한다.

대기 전문가들은 “측정 지점부터 전광판까지 데이터를 전송하는 과정에서 에러가 발생하는 등 잘못된 정보에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측정 기기 결함과 오작동 등으로 국립환경과학원에 엉터리 데이터가 전송되는 경우가 있다”면서 “국립환경과학원은 잘못된 데이터를 찾아내 오염도를 다시 분석한 뒤 공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두영 기자 d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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