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은 줄고, 소비자 불신은 커지고…”
과자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달 초 TV에서 제기한 과자 속에 함유된 식품 첨가물 유해성 논란 이후 줄어든 매출이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방송을 한 KBS를 상대로 한 민사소송 제기까지 운운하고 있으나, 오히려 문제를 키일 수 있다는 내부 지적이 만만치 않아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 가운데 소비자들은 과자를 대신할 간식에 눈을 돌리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해태제과의 맛동산과 에이스, 크라운제과의 산도, 오리온의 오징어땅콩, 농심의 새우깡 등 각 회사를 대표하는 과자의 매출이 15%이상 떨어졌다. 해태제과와 크라운제과는 인수ㆍ합병(M&A)을 통해 크라운_해태제과로 이름이 바뀌었다.
맛동산은 한달 전 하루 평균 매출이 1억원을 넘었으나 요즘은 7,000만원을 맴돌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방송에서 맛동산과 유사한 제품이 화면에 잠시 나왔는데 소비자들이 맛동산으로 착각, 구입을 망설이는 것 같다”며 “전 직원을 동원, 맛동산 살리기 홍보에 나서고 있으나 매출회복이 더디다”고 말했다.
크라운-해태제과는 KBS 추적60분 팀을 상대로 언론중재위원회에 반론 및 정정보도를 요청해놓은 상태지만 입장차가 너무 커 중재가 쉽게 이뤄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과자 업체들이 집단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움직임도 있지만, 다음달 초 후속 보도가 나갈 것이라는 소문에 수면아래로 잠긴 상태다.
자녀들의 간식거리로 과자를 직접 굽거나 유기농 식품으로 대체하려는 경향도 커지고 있다. 홈플러스 영등포점이 최근 고객 64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8.2%가 자녀 간식으로 유기농 식품을 챙겨줄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오븐, 제빵기 등 가정에서 직접 과자를 만들 수 있는 가전제품의 매출도 쏙쏙 오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간식을 직접 챙기려는 30~40대 주부의 구매가 증가하는데다, 쌍춘년의 영향으로 오븐 매출이 지난 해 동기대비 2배 가량 늘었다.
소비자의 신뢰회복을 위한 업계의 자정노력도 커지고 있다. 크라운-해태제과는 대표이사 직속으로 안전보장원을 두고, 회사가 사용하는 모든 원재료의 유해 정보를 사전에 분석, 법적으로 허용된 재료라도 유해성이 인정되면 즉각 사용을 중단키로 했다.
한창만 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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