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래의 경기흐름을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가 두 달 연속 하락했다. 민간 연구소들이 제기하고 있는 ‘하반기 이후 경기하강’ 시나리오가 점차 설득력을 얻는 분위기다.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산업생산은 두 달 만에 플러스로 반전됐지만, 전월 대비 증가율은 0.9%에 그쳤다.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은 10.0%. 반도체와 자동차가 생산증가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하도 전월 대비 증가율이 0%에 머물렀다. 2월의 마이너스 충격에선 벗어났지만, 생산 출하 모두 사실상 답보 상태였다.
소비(소비재판매)는 전월 대비 1.1% 증가, 올 들어 처음으로 플러스 증가율을 나타냈다. 신차 효과로 승용차 판매가 늘고, 결혼시즌을 맞아 가구 등 혼수용품 판매가 호조였기 때문이다. 설비투자는 비교적 양호했고, 건설투자도 순조로운 것으로 평가됐다.
한덕수 경제부총리는 이날 브리핑에서 “여러 가지 어려운 변수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년 2분기 이래 경기 회복흐름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기 상승속도는 느려지고 있다. 하반기엔 더 낙관적이지 못하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의 하락세는 겨우 멈췄지만, 사실상 정체(0포인트)에 불과하다. 상승세에 일단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특히 장래의 경기국면을 가늠해주는 선행지수는 2월 –0.3%포인트에 이어 3월에도 –0.4%포인트를 기록, 2달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했다.
미래설비투자와 직결된 국내기계수주는 지난달 0%에 머물렀고, 건설수주는 34%나 감소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선행지수가 두 달째 내려간 것 만으로 경기하락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선행지수는 한번 꺾이면 반전이 힘들다”고 우려했다.
특히 이 달 이후 고유가와 원화가치 상승에 따른 압박이 더욱 거세지고 있어, 경기하강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성철 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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