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깨끗한 이미지를 유지해왔던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의 부인 우수전(吳淑珍) 여사가 잇단 금전 스캔들로 곤혹스런 처지로 몰리고 있다.
대만 언론은 최근 발표된 감찰원의 공직자 재산 공개 자료를 토대로 우 여사가 ‘푸방(富邦)1호’라는 부동산 기금에 15억원을 투자해 상당한 돈을 벌었다고 26일 보도했다. 이는 천 총통이 2003년 자신과 가족은 주식 등에 투자해 돈을 벌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과 정면 배치되는 것이라고 야당은 거세게 압박하고 있다.
우 여사는 2004년 시장에서 주식처럼 거래되는 트러스트 펀드 푸방 1호에 4,817만 대만 달러(15억원)을 투자, 360만 대만달러(1억1,000만원)의 이득을 보았다. 대만 언론은 이런 투자 방식은 주가지수연계상품이나 혼합형 펀드와 같은 블라인드(blind)펀드가 아니어서 논란의 소지가 크다고 전했다.
국민당 등 야당은 천 총통에게 “총통은 집안 단속을 잘해야 한다”고 공격을 퍼부었다. 하지만 대만 당국은 우 여사의 투자가 공직자 윤리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앞서 이 달 초 우 여사는 2002년 타이베이(臺北) 소고백화점 경영권 분쟁 와중에 분쟁당사자로부터 880만 대만달러(2억7,000만원)어치의 백화점 상품권을 받아 2003년 상반기 두 차례 24만 대만달러어치의 상품권을 사용했다는 의혹을 샀다.
1985년 남편의 현장(縣長) 선거 유세 도중 정치 보복성 교통사고를 당해 휠체어 신세가 된 우 여사는 비교적 조용한 내조를 펴왔지만 남편의 총통 재선을 전후로 투기를 일삼는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베이징=이영섭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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