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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회장 구속영장/ 현대車 경영 공백…해외 프로젝트 '급브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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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회장 구속영장/ 현대車 경영 공백…해외 프로젝트 '급브레이크'

입력
2006.04.29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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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ㆍ기아차그룹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결정되면서 ‘현대차호’의 앞날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정 회장의 대안이 마땅치 않은데다가 환율 추락에 따른 실적악화와 해외 사업차질 등 어느 것 하나 우호적인 측면이 없어 현대ㆍ기아차는 당분간 가시밭길을 헤쳐나가야 할 입장이다.

정 회장의 구속이 확정될 경우 당분간 경영공백은 피하기 어렵게 된다. 어느 정도의 수감생활은 불가피한데다가 정 회장이 보석이나 구속 집행정지 등으로 풀려난다 해도 곧바로 경영전면에 나서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정의선 기아차 사장이 40개 계열사를 보유한 국내 2위의 그룹을 직접 관리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한시적으로라도 김동진 총괄부회장 등 8명의 부회장단을 중심으로 하는 집단경영체제 도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룹측은 이날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거나 별도의 테스크포스팀을 운영할 계획이 없다”고 못박았다. 하지만 정 회장이 자리를 비울 경우 그룹 장악력이 떨어지고, 국내외 공장 신ㆍ증설 등 중요한 경영현안에 대한 추진력도 약해질 것이란 게 중론이다.

또 사태의 충격이 어느 정도 잦아든 뒤에는 삼성그룹 이학수 부회장과 같은 총괄 최고경영자(CEO)를 두거나, 기업 투명성을 높이는 방향으로의 조직 및 기업문화 재편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현대ㆍ기아차그룹의 경우 총수 1인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분석이 적지 않은데다가 현대차도 이미 지난 19일 대국민 사과와 함께 기획총괄본부 축소와 계열사 권한 강화 등의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그룹 안팎에서는 대규모 물갈이 인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사업상의 차질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도 중요한 관심사이다. 이미 해외사업에 대한 타격이나 대외 신인도 저하는 불가피해졌다. 몇 차례 연기됐던 기아차의 미국 조지아주 공장, 현대차의 체코 공장 착공식은 정 회장의 부재시 무기연기될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 관계자는 “당초 정 회장의 불구속을 염두에 두고 두 공장의 착공식을 내달 중 치를 계획이었는데 정 회장이 구속되면 일정을 잡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판매대수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해외영업에서의 차질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해외딜러들이 동요하고 있는데다가 현대차의 글로벌 이미지가 하락하면서 판매에도 악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현대차도 검찰 수사가 진행된 이후 미국과 유럽 시장 수출 목표치를 올초보다 각각 3.2%와 10.0% 하향 조정했다. 특히 결정권자의 빠른 의사결정이 이뤄지지 못할 경우 해외 프로젝트 전반이 ‘올스톱’될 수도 있어 경영타격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는 야심작인 ‘아반떼HD’ 출시를 계기로 본격적인 실적 회복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정 회장의 부재시 ‘바람몰이’수위는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 회장의 공백이 길어질 경우 적대적 인수ㆍ합병(M&A)을 시도하는 ‘제2의 소버린’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현대ㆍ기아차그룹은 이래저래 난관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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