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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회장 구속영장/ 현대車 "설마설마 했는데…" 망연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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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회장 구속영장/ 현대車 "설마설마 했는데…" 망연자실

입력
2006.04.29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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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회장 구속영장 청구 결정’이라는 대검발 소식이 전해진 27일 서울 양재동 현대ㆍ기아차그룹은 깊은 침묵 속으로 빠져들었다.

정 회장에 대한 영장 청구 가능성이 짙어졌던 전날 밤까지도 “검찰의 공식 발표를 지켜보자”며 한 가닥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그룹 임직원들은 ‘믿고 싶지 않은’ 결과가 나오자 일제히 허탈한 표정으로 말을 잇지 못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설마설마 했는데 결국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로 나타났다”며 “정 회장의 공백을 어떻게 메워야 할지 큰 일”이라고 말했다. 일부 직원들은 실망과 우려감을 넘어 공황상태에 가까운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한 임원은 그러나 “아직 법원의 영장실질심사가 남아있지 않느냐”며 “법원이 정 회장이 고령이라는 점과 국내 경제에 미칠 악영향 등을 고려해 선처해 줬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버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정 회장은 이날 주요 임직원들과 함께 긴급 회의를 열고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의 해외사업 차질 등에 대한 대비책 마련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ㆍ외의 동요도 만만치 않았다. 현대차 미국법인은 하루 종일 “정말 구속되는 것이냐”는 현지 딜러들의 문의 전화에 시달렸다. 현대차 미국법인 관계자는 “현지 딜러들이 정 회장의 구속방침 보도를 보고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며 “아직 법원의 판단이 내려지지 않은 상황이라 대처하기도 난감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영장 청구는 국제축구연맹(FIFA)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2014년까지 현대ㆍ기아차와 자동차부문 파트너 계약을 맺은 FIFA의 올리버 타카하시 재정국장은 26일 현대차에 공문을 보내 “우리가 친구로서의 관계를 유지하는 한 월드컵 성공을 위한 협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사실상 ‘존중하는 친구 그룹’(a respected group of friends)이라는 현재 관계가 유지돼야 한다”는 점을 전제조건으로 내놓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경우에 따라 파트너십에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는 뜻인 것 같다”며 불안해 했다.

현대차는 당초 이날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연기했다. 협력업체 대표인 현대ㆍ기아차 협력회의 이영섭 회장도 이날 그룹 본사를 찾아 “정 회장의 공백은 협력업체에 엄청난 타격”이라며 “법원이 이 같은 사정을 잘 살펴주길 바란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강현욱 전북도지사와 기아차 대리점협의회 등도 이날 탄원서를 내고 정 회장의 선처를 요청했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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