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갸넨드라 국왕의 의회 복원 발표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온 마오이스트 반군(사진)이 27일 3개월간의 휴전을 선언하고 도로 봉쇄를 해제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반군 지도자 프라찬다는 7개 야당연합이 지명한 기리자 프라사드 코이랄라 총리와 회동을 갖고 “제헌의회 구성을 돕기 위해 3개월간 어떤 군사적 행동도 취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코이랄라 총리는 회담 후 “오해를 풀 수 있는 기회였다”며 “반군의 의회 구성 협조는 이들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여 평화를 이루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반군 관계자는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휴전은 3개월 뿐이며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공산국가 건설”이라고 못박아 불씨를 남겼다.
중국 공산당 지도자였던 마오쩌둥(毛澤東)의 사상을 받든 마오 반군은 농촌을 근거지로 한 공산국가 건설을 목표로 한다. 1996년 생산량의 80%를 지주에게 뜯기며 가난하게 살아가던 농민을 중심으로 반군이 결성됐다. 전체 국토의 40%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등 세를 불려온 이들과 정부군 간 무장 투쟁으로 10년간 최소 1만3,000명이 사망했다.
네팔과 북쪽 국경을 접하고 있는 인도에서도 경제발전에 따른 급격한 빈부격차로 마오 반군의 입김이 점점 커지고 있다. 전체 인구의 26%가 극빈층인 인도의 마오 반군은 2만명에 달하며 ‘인도 공산당’이라는 정당까지 조직해 정부를 위협하고 있다.
만모한 싱 인도 총리는 14일 소집한 비상회의에서 “마오 반군은 인도 발전의 가장 큰 위협”이라며 이들을 토벌하기 위한 특별 예산 설치를 제안했다.
티베트 지역을 중심으로 마오 반군이 고개를 들고 있는 중국도 네팔 사태에서 불안을 느끼는 분위기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7일 네팔 주재 외교관들을 인용 “중국 인도 미국은 마오이스트 반군이 네팔의 주도권을 잡는 것을 막기 위해 긴밀하게 협력 중”이라고 전했다. 반군의 세력이 인도까지 확산될 경우 히말라야 산맥에서 인도양으로 이어지는 ‘붉은 지역’이 형성돼 남아시아 전체의 정정 불안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 탓이다.
김신영 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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