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정부는 24일 주일미군 해병대의 괌 이전 경비 부담 비율을 전격 합의했다.
이날 워싱턴에서 도널드 럼스펠드 미국 국방장관과 회담을 가진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일본 방위청장관은 회담 후 총 이전 경비 102억7,000만 달러 중 59%에 해당하는 60억9,000만 달러(약 5조7,246억원)를 일본측이 부담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합의안에 따르면 일본의 부담은 재정지출 28억 달러, 정부 출자 15억 달러, 융자 지원 17억9,000만 달러 등으로 구성될 계획이다. 반면 미국측은 재정지출이 31억8,000만 달러 등 모두 41억8,000만 달러를 부담하기로 했다.
이 같은 일본측의 부담액은 당초 미국의 요구보다 크게 줄어든 것이다. 그 동안 미국은 총 비용을 100억 달러로 계산해 75%의 부담을 일본측에 요구했고, 일본은 총 비용을 80억 달러로 추산해 40%를 부담하겠다고 버텨 협상이 난항을 겪어왔다.
누카가 장관은 “총 경비를 포함해 모든 것을 합의했다”며 “미국측이 양보했다”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누카가 장관은 “양측이 접근 방식에 차이가 많아 합의가 가능하다고 예상하지 않았다”면서 “럼스펠드 장관과 솔직하게 담판한 결과 일미동맹과 안전보장을 위한 합의를 도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럼스펠드 장관은 “서로의 이익이 되는 형태로 합의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주일미군기지 재편 계획의 최대 초점이던 오키나와(沖繩)현 후텐마(普天間)기지의 현내 이전과 관련, 최근 우여곡절 끝에 이전예정지인 나고(名護)시의 동의를 얻어낸 일본 정부는 이로써 마지막 난관도 극복하게 됐다. 일본 정부는 여세를 몰아 다음달 초순 미일 외무ㆍ방위장관 회의(2+2)를 개최, 기지재편에 관한 최종 보고서를 작성한다는 방침이다.
오키나와의 미군기지 부담 경감과 미일동맹의 강화라는 다소 상반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주일미군기지 재편을 추진하고 있는 양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29일 후텐마기지의 나고시 ‘캠프 슈와브’ 이전 등을 골자로 하는 중간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도쿄=김철훈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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