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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이 왕" 獨 전용 백화점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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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이 왕" 獨 전용 백화점 열어

입력
2006.04.27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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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 이제 힘겹게 쇼핑하지 마세요.’

노인만을 위한 백화점이 독일서 처음 문을 열어 ‘실버 세대’를 유혹하고 있다고 텔레그라프가 25일 보도했다.

독일 남동부 드레스덴 외곽에 최근 개장한 ‘제니오렌 마르켓(연장자 시장ㆍ사진)’은 풍족한 연금 생활자를 타깃으로 삼은 전문 노인 쇼핑 매장이다. 배경 음악은 실버 세대에 친근한 포크 음악 위주로 틀고, 복도는 이동이 편하도록 널찍하게 만들었다. 표지판은 큰 글씨로 굵직하게 써 넣었다. 노인 모습을 한 마네킹에는 넉넉한 크기의 의류가 입혀져 전시돼 있고 탈의실은 일반 매장보다 크기를 두 배로 넓혔다.

이 백화점 운영자인 안겔리카 델리가는 “이런 추세라면 10년 후 60세 이상이 인구의 4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늘어난다”며 “10개의 매장을 추가 개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비한 물품 역시 노인의 수요에 초점을 맞췄다. 백화점 이용객 반다 페테르(77)씨는 텔레그라프와의 인터뷰에서 “버튼이 큰 전화기, 요실금 속옷 등 꼭 필요하지만 일반 백화점에서 문의하기 어색한 제품을 쉽게 찾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백화점은 대형 컴퓨터 키보드, 돋보기 자, 보행 보조기구 등 노인 친화적 제품들로 가득하다.

독일의 은퇴한 노인은 이전 세대보다 소비할 수 있는 돈이 많아 ‘신노년’, ‘행복한 노인들’, ‘최고의 연장자’ 등으로 일컬어진다.

델리가는 “이들은 돈이 많기는 하지만 2차 세계대전 전후에 태어나 가난하게 자란 탓에 쉽게 소비하려 들지 않는다”면서 “‘후손 때문에 배고프게 살지 마십시오’라는 구호로 이들을 유혹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신영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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