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의 고장’ 전주에서 27일~5월5일 ‘시네마 천국’이 열린다. 42개국 장ㆍ단편 194편이 상영되는 제7회 전주국제영화제는 국내에서 보기 힘든 우수작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어 시네필의 눈길을 끌만하다. 개막작을 포함해 36편의 영화가 이미 매진된 상태. 보고싶었던 작품은 미리 예매하는 것이 좋다.
축제의 시작은 이란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오프사이드’가 알린다. 올해 베를린영화제 은곰상 수상작으로 여성의 축구장 출입이 금지된 이란에서 축구를 보기위해 남장까지 하는 한 소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폐막작은 김영남 감독의 ‘내 청춘에게 고함’으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 젊은이의 초상을 그려낸다.
경쟁부문인 ‘인디비전’과 ‘디지털 스펙트럼’ 섹션에는 새로운 영상미학을 추구하는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작품이 각각 12편씩 상영된다. 스위스 로카르노 영화제 대상을 수상한 캐나다 영화 ‘방랑자’와 베니스영화제 호라이즌 부문 최우수 다큐멘터리 수상작인 ‘달에 처음 간 사나이’는 독특한 표현기법이 인상적이다.
‘방랑자’는 픽션과 다큐멘터리의 경계를 허물어뜨리고, ‘달에 처음 간 사나이’는 허구를 진짜처럼 가장해 다큐멘터리의 새로운 경지를 보여준다. 김응수 감독의 ‘천상의 고원’은 HD영화의 실험미학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영화제측 추천작이다.
‘시네마스케이프’ 섹션은 세계적인 명장의 신작을 대거 선보인다. 츠카모토 신야 감독이 지난해 전주영화제 ‘디지털 삼인삼색’을 통해 선보였던 단편 ‘혼몽’은 중편으로 재편집 되어 상영된다. 조 단테 감독의 ‘홈커밍’,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곤충의 집’, 마노엘 데 올리베이라 감독의 ‘마법의 거울’, 필립 가렐의 ‘평범한 연인들’도 관객들과 만난다.
보다 대중적인 영화를 원하는 관객을 위해 마련된 ‘영화궁전’ 섹션에서는 고전과 최신 작이 번갈아 스크린에 명멸한다. 장이머우 감독의 신작 ‘천리주단기’와 할리우드 고전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등 15편이 상영된다. 인도 영화 3대 거장 중 하나인 리트윅 가타의 대표작 7편을 소개하는 회고전과 옛 소련시절 상영이 금지되었던 우수작을 모은 소비에트 특별전도 의미 있는 행사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