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알 카에다 지도자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가 25일 이슬람 무장단체들이 이용하는 인터넷 웹사이트에 동영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자르카위의 비디오 성명은 처음이며, 그 동안은 녹음 테이프만 공개됐다. 외국인 참수로 악명이 높은 자르카위는 알 카에다 서열 3위이며 현상금 2,500만 달러가 걸려 있다.
30분 짜리 동영상은 촬영장소를 알 수 없도록 군데군데 편집 됐으며, AFP통신은 지난 21일 촬영된 것으로 추정했다. 얼굴이 검은 수염으로 덮인 자르카위는 훈련 캠프로 보이는 사막 또는 텐트에서 한 손에 AK 소통을 들고 말을 했다.
그는 “이슬람 전사들이 이라크에서 미국과 서방의 강력한 십자군에 맞서 싸웠다”며 “신에 의해 미국은 패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라크 주권정부 구성은 곤경에 처한 미국을 돕는 것”이라며 시아파가 주도하는 정부에 반대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을 향해 자르카위는 “미군이 자살하고 약물을 복용하고, 환각제를 복용하는 사실을 왜 국민들에게 말하지 않느냐”며 “당신의 꿈은 우리의 피와 살에 의해 무너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1월 빈 라덴이 제의한 휴전을 “부시 대통령이 편견에 사로 잡혀 거절했다”는 비난도 했다. 당시 빈 라덴의 휴전론은 세력 확장을 위한 위장전술이란 평가를 받았다.
자르카위의 갑작스런 비디오 성명은 23일 빈 라덴의 오디오 성명, 이라크 주권정부 출범 등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이라크 저항세력이 여전히 활약 중인 사실을 과시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요르단 태생인 자르카위는 자신의 조직이 지난 1월 5개 무장단체로 구성된 무자헤딘 슈라(성스런 전사들의 회의)에 편입된 이후 활약이 미미하다는 분석이 나왔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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