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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투사 운암 김성숙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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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투사 운암 김성숙 재조명

입력
2006.04.27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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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가장 커다란 영향을 준 사람.”

김 산은 님 웨일즈의 ‘아리랑’에서 김충창을 ‘금강산에서 온 붉은 승려’라고 부르며 이렇게 소개했다. 예리한 지성과 훌륭한 인품, 이론적으로 확실한 기초를 가지고 있던 인물. 출가한 승려이지만 불교 뿐 아니라 칸트 헤겔 스피노자 등 현대 철학에도 조예가 깊었으며, 3ㆍ1운동 때는 옥살이도 했던 사람. 나중에는 중국으로 건너가 김 산과 교류했는데 이론에 대해서뿐 아니라, 여자 관계와 결혼 등 개인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마음을 털어 놓는 사이가 됐다.

김충창의 본명은 김성숙(金星淑ㆍ1898~1969) 호는 운암(雲巖)이다. 젊어서는 항일무장 투쟁을 강조했고 나중에는 스님 신분으로는 유일하게 임시 정부 국무 위원을 역임했다.

해방 후에는 반 이승만 운동과 좌우 합작 및 통일 운동에, 5ㆍ16 이후에는 군사 정권 반대 운동에 투신하는 등 독립 투사이면서 실천적 종교 지도자로 평생을 보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좌우의 극심한 대립 속에서 설 자리를 잃고 정치적 낭인으로 떠돌다 쓸쓸하게 생을 마감했으며 그런 만큼 지금 그를 기억하는 일반인은 드문 편이다.

불교계가 김성숙을 포함, 독립 운동에 투신한 승려들의 행적을 본격적으로 발굴하기로 했다. 불교계는 올 초 운암 김성석 선생 기념 사업회를 발족한 데 이어 다음 달 6일 조계종단과 전국의 불자를 대상으로 후원 회원을 모집할 예정이다.

사업회는 운암 선생 기념관 건립, 독립 유공자 후손 장학 사업, 불교계 독립 운동 유적지 발굴 및 공원 조성 사업, 독립 유공자 및 불자 빈민 지원 사업 등을 국가보훈처, 조계종, 운암 선생이 한때 머문 남양주 봉선사 등과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30일에는 서울 종로구 견지동 사업회 앞에 부스를 설치하고 불교 문화 행사를 여는 등 선생에 대한 관심을 고취시킬 방침이다.

사업회의 관계자는 “불교계에도 나라를 위해 독립 운동을 한 스님이 많은데 극소수의 인사들만 알려지고 나머지는 묻혀 안타까웠다”며 “스님 신분의 독립 운동가를 발굴해 우리 세대와 후손에게 애국 애족 정신을 고취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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