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펀드 투자자들은 매우 다양해진 투자 자산에 깜짝 놀라곤 한다. 전통적인 주식ㆍ채권뿐 아니라 금과 원유, 부동산, 선박 등 다양한 실물 자산에 투자하는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형 커피전문 체인점에서 점심 값보다 비싼 카페라떼를 마시는 애호가라면 ‘커피ㆍ설탕 펀드’가 나왔다면 귀가 솔깃해질 법도 하다.
대한투자증권 강창주(38) 투자전략본부장(이사)은 최근 국내 최초로 ‘커피ㆍ설탕 펀드’를 출시, 눈길을 끌었다.
원자재는 2003년부터 전세계 원자재 가격이 랠리를 시작하면서 관심을 끈 데 이어 지난해부터 투자 자산으로 부각됐다. 강 본부장은 “고객들이 원자재 펀드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상품을 기획하다 보니, 금속과 원유 가격은 너무 올라 있었다”며 “상대적으로 농산물은 저평가됐다고 판단, 펀드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커피와 설탕은 대형 커피전문 체인점의 급속한 확산과 남미 등지에서 설탕이 대체 에너지로서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투자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외국 운용사의 원자재 펀드처럼 투자 금액의 대부분을 원자재에만 투자할 경우 위험이 높다고 생각해, 원금의 90%는 채권에 투자해 이자 수익으로 원금 보존을 추구하고 나머지만 커피와 설탕 관련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형태의 상품을 구성했다. 이 상품은 생소한 자산에 투자하기 꺼려 하는 투자자들의 보수적 성향에도 불구 성공적으로 판매됐다. 설탕 수급에 대해 잘 아는 제당회사 직원들이 단체로 가입하기도 했다.
전통적인 주식형, 채권형 펀드의 위험을 보완한다는 뜻에서 ‘대안 펀드’로 불리는 이 같은 상품은 강 본부장의 전문 분야다. 그는 지난해 서른 일곱이라는 업계 최연소 임원에 임명되며 대한투자증권으로 스카우트됐다.
이는 전 직장인 CJ자산운용 등에서 뛰어난 주가연계펀드(ELF) 운용 실적을 보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1999년부터 2004년까지 싱가포르에서 근무했는데, 이중 4년은 대우증권과 스펙트럼 어드바이저드 아시아 등 외국계 회사에서 대안펀드 관련 업무를 맡아 좋은 실적을 냈다고 한다. 그는 “2004년 당시만 해도 국내에는 대안펀드 전문가가 별로 없어 운 좋게 빠르게 승진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조언하는 원자재 펀드 투자 방법은 ‘자산의 10% 분산 투자’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일반 기업의 채산성은 떨어져 주식시장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등 원자재 펀드와 주식 또는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은 서로 보완적인 관계다. 또 원자재 펀드의 경우 조금만 투자해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만큼 10% 정도만 분산 투자해 놓으면 만약의 경우 손실을 예방하는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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