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차 그룹 정몽구 회장이 검찰에 출두해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받았다는 기사(25일자 1면)를 읽고 아침부터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외국에 나가 보면 올림픽과 월드컵을 훌륭히 치른 요즘에도 한국을 모르는 외국인은 많지만, 현대차를 모르는 이들은 거의 없다. 그런 글로벌 기업의 총수가 다른 일도 아니고 후진국형 범죄인 로비, 비자금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검찰이 현대차 그룹 내외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최고경영자인 정 회장을 직접 소환, 조사한 것은 우리 기업의 특성상 오너가 비자금 조성과 관련한 전반적인 과정에 큰 책임을 지고 있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번 검찰수사가 모든 의혹에 대해 정 회장 한 사람한테 책임을 묻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기업들이 돈을 요구하는 곳도 없고 모든 사업이 법과 순리대로 해결되는데도, 아무런 이유 없이 비자금을 조성했을 리는 만무하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아직도 우리사회에 남아있는 부패를 일소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비자금 조성 경위는 물론 검은 돈을 받은 이들까지 낱낱이 밝혀내 준엄한 법의 심판을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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