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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녹화 헌신 故현신규 선생 제자 이경준 교수가 전기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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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녹화 헌신 故현신규 선생 제자 이경준 교수가 전기 펴내

입력
2006.04.27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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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 후 개발도상국 중 유일하게 성공했다는 우리나라의 산림녹화에 가장 큰 공헌을 한 향산(香山) 현신규(玄信圭ㆍ1912~1986) 박사의 전기 ‘산에 미래를 심다’(서울대출판부 발행)가 그의 20주기를 맞아 제자인 이경준 서울대 산림자원학과 교수에 의해 출간됐다.

이 교수는 “세월이 지나면서 스승의 이름이 점점 잊혀지고 있는 점이 안타까웠다”며 “스승이 남긴 글, 주변 사람들과의 면담, 임목육종연구소에서 6년여 함께 근무하면서 직접 보고 들은 것 등을 토대로 스승의 인생행로를 그렸다”고 말했다.

일제 초기 평남 안주에서 태어난 향산은 수원고등농림학교에 진학하면서 임학을 천직으로 삼았으며, 한국인 최초의 임학박사로 6ㆍ25 와중에 미국에 유학해 나무를 개량하는 선진기술을 익혔다.

그의 업적은 2002년 과학기술부에 의해 우리나라 대표 과학자 중 한 명으로 선정돼 ‘과학기술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데서도 알 수 있다. 최무선 허준 김정호 등 선인들에 이어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로는 우장춘 이호왕 선생 등과 함께 그의 이름이 올랐다.

이 교수는 “향산의 업적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우리 토양에 맞는 신품종을 개발함으로써 산림녹화를 뒷받침한 것”이라고 말했다. 향산은 자연적으로 잡종을 만들지 못하는 미국산 리기다소나무와 테다소나무를 교배, 척박하고 추운 땅에서도 잘 자라 ‘기적의 소나무’로 불리는 리기테다소나무를 개발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향산은 또 생장이 빠른 이태리포플러를 수입해 전국의 하천과 도로변을 녹화하고, 잡종 포플러 ‘현사시’를 만들어냈다. 이 교수는 “향산은 평소 ‘산림이 국부(國富)의 척도이고 산림의 성쇠가 국가의 성쇠와 비례한다’는 산림부국론을 역설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학문에의 의욕, 직업과 산림녹화에 대한 사명감, 겸손함과 너그러움, 온화함을 겸비한 스승의 인품과 학문적 자세를 되새기며 “그분은 가장 존경 받는 학자의 본보기이자 스승의 사표”라고 추모했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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